지난 16일 현대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마련된 헬렌 황의 피아노 독주회는 울산에서는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연주회였다.

 당초 현대예술관은 서울 상암월드컵축구장에서 벌어진 한·일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의 영향으로 관객이 많이 찾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900여명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 거의 모든 객석을 메웠다.

 한국에서 가지는 첫 연주회에서 헬렌 황은 "자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올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강렬하면서 섬세한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장시간 여행에 따른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인지 처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1번 내림가장조 Op.110〉를 연주하면서 몇 번의 사소한 실수가 있었지만 뒤이어 연주한 쇼팽과 드비쉬, 프로코피예프의 곡들은 그녀의 나이를 뛰어넘는 완벽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드비쉬의 〈에튀드〉 연주는 그 기교의 섬세함과 화려함, 음악적 성숙미 때문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또 헬렌 황은 공연을 마친 후 앙코르 곡으로 슈만의 어〈린이 정경〉 가운데 〈꿈〉을 잔잔하게 연주해 연주회장을 찾은 관객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울산음악협회 이상일 지회장은 "힘과 테크닉이 뛰어났다"며 "밝고 생기 넘치는 연주로 어느 면에서도 흠잡을 수 없었다"고 연주회를 본 소감을 말했다.

 오는 1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 헨리 황은 한국 공연을 마친 후 유라시안 필과 베이징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중국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서대현기자 antimal@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