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현대예술관은 서울 상암월드컵축구장에서 벌어진 한·일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의 영향으로 관객이 많이 찾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900여명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 거의 모든 객석을 메웠다.
한국에서 가지는 첫 연주회에서 헬렌 황은 "자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올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강렬하면서 섬세한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장시간 여행에 따른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인지 처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1번 내림가장조 Op.110〉를 연주하면서 몇 번의 사소한 실수가 있었지만 뒤이어 연주한 쇼팽과 드비쉬, 프로코피예프의 곡들은 그녀의 나이를 뛰어넘는 완벽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드비쉬의 〈에튀드〉 연주는 그 기교의 섬세함과 화려함, 음악적 성숙미 때문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또 헬렌 황은 공연을 마친 후 앙코르 곡으로 슈만의 어〈린이 정경〉 가운데 〈꿈〉을 잔잔하게 연주해 연주회장을 찾은 관객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울산음악협회 이상일 지회장은 "힘과 테크닉이 뛰어났다"며 "밝고 생기 넘치는 연주로 어느 면에서도 흠잡을 수 없었다"고 연주회를 본 소감을 말했다.
오는 1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 헨리 황은 한국 공연을 마친 후 유라시안 필과 베이징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중국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 서대현기자 antimal@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