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저출산극복 공동대응 - 지역대학과의 연계
시-지역 5개 대학 저출산 극복 협약
시민토론회·특강 등 인식개선 앞장
일반미혼자 대상 사이버강좌도 필요

▲ 지난해 12월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협약식’. 박맹우 울산시장, 김도연 울산대 총장, 정무영 울산과학기술대 부총장, 이수동 울산과학대 총장, 김희진 춘해보건대 총장, 이종욱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학장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 미혼 남녀의 출산의식을 살펴보면, 초저출산 극복을 위해 범사회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현상이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봉착한다.

자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남녀의 비율은 지난 4년 새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앞으로 결혼할 의향이 있다는 비율도 4년 전보다 줄어들어 비혼 및 만혼과 이로 인한 저출산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09년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상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전국 표본 미혼 남녀 3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005년 미혼 남녀 각각 54.4%와 42.1%에서 올해 24.3%와 24%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기대 자녀 수도 줄어들어 한 자녀 선호도는 여성이 15.5%에서 28.5%, 남성이 12.5%에서 22.9%로 높아졌다.

결혼하겠다는 미혼 남성은 2005년 82.5%에서 75.7%로, 여성은 73.8%에서 73.1%로 줄었다.

미혼 남녀의 이같은 결혼 및 출산인식이 지속된다면 저출산은 앞으로 해결될 수 없는 미결과제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전국 각 지자체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역대학과의 협의를 돈독히 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조사결과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미혼 남녀의 인식전환을 유도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 및 교양과목들을 개설하여 저출산 현상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출산친화 분위기, 지역대학 앞장서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울산시는 지역 5개 대학과의 협약을 맺고 출산 친화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협약식’에는 박맹우 울산시장, 울산대학교 김도연 총장,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정무영 부총장, 울산과학대학 이수동 총장, 춘해보건대학 김희진 총장,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이종욱 학장이 참여했다.

▲ 임명숙 시 복지여성국장이 지난 4월 춘해보건대에서 저출산 관련 인식전환을 위한 특강을 진행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협약식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대학생들의 가치관 변화를 유도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서에는 각 대학교는 전체 대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인구 변화에 따른 ‘결혼·출산에 대한 인구 교육 특강’을 실시하고, ‘저출산 고령사회 대비 인구교육’을 각 대학교의 교양과목으로 개설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기로 돼 있다.

또한 울산시와 각 대학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잠재적 의사결정권자인 대학생들의 인식개선을 통해 결혼 출산 친화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상호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인식전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

협약식을 전후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울산시와 각 대학간 협업으로 인식전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다.

울산대학교는 인구보건복지협회 울산시지회와 함께 저출산 고령사회 극복을 위한 ‘아이낳기 좋은세상 시민 토론회’를 마련했다.

울산대학교 관련학과 교수 및 학생, 여성단체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해 개회식, 주제발표, 자유토론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토론회는 울산대 사회학과 전성표 교수 사회로 진행된다. 울산대학교 아동가정복지학과 정민자 교수는 ‘가족친화 사회속의 일과 가족의 균형’이란 주제로 행복한 가정의 기반을 유지하는데 출산이 미치는 영향력과 연관관계에 대해 강연했다.

기업체 관계자의 가족친화경영 사례 분석보고에 이어 가정보육시설, 아이돌보미 지원시설 관계자 및 대학생 등이 자유토론을 실시하여 저출산 고령화사회의 제반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하기도 했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에서는 올 상반기 세 차례에 걸쳐 관련 특강을 실시했다.

‘연애를 잘해야 나라가 산다’를 주제로 임명숙 복지여성국장이 실시한 특강은 미혼 남녀의 비혼화, 만혼화 현상 등 가치관의 변화가 출산율 감소의 핵심 원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결혼과 출산에 대한 잠재적 의사결정권자인 대학생 인식개선을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저출산의 파급영향, 저출산의 원인과 문제점, 출산 지원시책 소개, 결혼의 숭고함과 아이를 키우는 기쁨 등을 특강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도도 포함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결혼·출산을 앞둔 대학생들의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협약식 및 실천과제를 통해 인식개선 및 범사회적인 동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미혼남녀 대상으로 한 사이버 강좌 늘려야

울산대 아동가정복지학과 정민자 교수는 교양강좌 ‘결혼과 가족’을 20여년간 지속해 왔다. 기존 강의에는 연 1800명 정도의 남녀학생들이 수강을 신청하는 편. 정 교수는 요즘 기존 강의 이외에 저출산 인식전환과 관련된 6주 분량의 사이버 강좌를 병행해 수업을 진행한다. 수강생들이 관련 사이버 특강까지 모두 마스터 한 뒤 일정점수(70점) 이상의 점수를 취득해야 학점을 주는 시스템이다.

정 교수는 이같은 사이버 강좌를 대학생 뿐 아니라 정보를 필요로 하는 모든 미혼 남녀에게 서비스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관련 정책을 추진중인 국가기관, 지자체, 기업체, 혹은 기타 대학교 등 사이버 매체센터를 운영하는 기관단체라면 어느 곳이든 가능하기 때문. 이같은 교육이 활성화되는데는 공공기관 및 각 대학들이 좀더 적극성을 띠어 보다 많은 이들이 관련 강좌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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