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 AP=연합뉴스)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 치의 오차도 없다」고 자랑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금지약물 감시체계에 구멍이뚫려 파문이 일고 있다.

 IOC가 벨로루시의 쇼트트랙 선수에 대한 약물검사에서 근지구력강화제인 난드롤론이 기준치의 380배나 검출된 사실을 밝혀내고도 소변샘플 관리 미숙으로 하루만에검사 결과를 취소한 가운데 해당 선수가 재검사를 앞두고 올림픽선수촌을 몰래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수와 카라르 IOC 사무총장은 19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약물검사 담당자가 소변샘플을 도핑센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러 검사 결과를 취소했다』며 『해당 선수는 재검사를 받지 않고 선수촌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IOC는 이와 관련, 집행위원회를 열어 선수 이탈을 방조한 벨로루시올림픽위원회에 대해 연간 약 12만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올해 말까지 중단하고 야로슬라프 바리츠코 벨로루시 총감독과 해당 선수를 이번 올림픽에서 추방했다.

 IOC는 또 산하 의무위원회와 올림픽조직위원회(SLOC)에 약물검사의 정확성을 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번 소동은 약물검사의 완벽성을 자랑해온 IOC의 주장을 무색케한 것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IOC와 SLOC는 대회 전 올림픽선수촌 부근에 있는 도핑센터에 수백만달러의 거금을 투입, 약 400가지의 금지약물 적발이 가능한 첨단 장비를 설치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샘플운반 과정에서 미숙함이 드러나면서 망신만 톡톡히 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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