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금메달을 딴 기분입니다』 19일(한국시간) 열린 스키 점프 K-120 단체전에서 한국을 8위에 올려 놓은 최돈국 대표팀 감독은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난해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단체전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처음 나간 98년 나가노대회에서 13개국 중 꼴찌에 머물고 월드컵도 A급 대회에서는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하던 스키 점프가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설상 종목에서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그것도 스키 점프가 국내에 도입된지 10년, 국제 규격의 점프대에서 본격적인훈련을 시작한 지 6년만에 세계 무대에서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냈다.

 한국 스키 점프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8위라는 성적은 더욱 놀라워진다.

 등록 선수가 단 7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국제 대회에 출전할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는 5명으로 후보 선수까지 포함한 올림픽 국가별 쿼터(6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번 대회에 후보 선수 없이 최흥철, 최용직, 김현기(이상 한체대), 강칠구(설천고) 등 4명만을 데려온 한국은 훈련하다 한명이라도 부상했다면 단체전에 출전조차 못할 뻔했다.

 일본만 해도 600명이 넘고 웬만한 유럽 국가는 1천명에 가까운 선수 중 6명을엄선해 올림픽에 출전시킨다.

 점프대도 한국은 96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위해 무주에 설치된 것이 유일하지만가까운 일본만 해도 10여개 이상의 국제규격 점프대를 보유중이어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개인의 성적이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최흥철이 유일하게 월드컵대회에서 28위에 올라 30위까지 주는 포인트(1점)를 획득했을 뿐이다.

 이런 여건에서 선수들이 개인전보다 좋은 기록을 내며 단체전에서 기대 이상의성적을 거둔 이유를 최 감독은 「단결」에서 찾는다.

 4명 모두 점프대가 있는 무주 지방 출신이었기 때문에 단체전에서 더 큰 위력을발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메달도 기대할 수 있다』는 최 감독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스키 점프의 저변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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