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기모임 대신 봉사를 펼치던 울림회는 이제 어엿한 봉사단체가 됐다. 김숙자, 오서현, 이우순, 최현미씨(왼쪽부터).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여고 동기들의 모임이란, 먹고 마시고 수다떨기가 당연하지 않을까. 남편 욕도 하고 자식 자랑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즐거운 자리.

그런데 조금 색다른 동기회를 갖는 여고 졸업생들이 있다. 울주군 남창고 21회 졸업생으로 구성된 ‘울림회’(회장 이우순). 매달 모임을 갖는 동기회지만 이제는 봉사단체에 더 가깝다.

울림회 회원 14명은 매달 남구노인복지회관을 찾아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13년 전 복지회관이 생기면서부터 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봉사의 역사는 훨씬 깊다. 첫 활동은 22년 전 중구의 무료급식소에서부터 시작됐다.

혹자는 ‘한 달에 한 번이 뭐 그리 대단하냐’며 평가절하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동기들끼리 회포를 푸는 자리를 봉사로 대체하는 일, 결코 쉽지 않다. 이들이 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일까?

이우순(52) 회장은 “우리도 처음에는 식사하고 수다 떠는 모임을 가졌어요. 그런데 우리가 할 때는 몰랐는데, 다른 모임 회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껌을 씹으며 나오는 모습을 보니, ‘아,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미 있는 모임을 갖자는 취지로 무료급식소를 찾은 것이, 벌써 23년째 이어져 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9명으로 시작된 동기회는, 그러나 2명이 울산을 떠나면서 축소됐다. 인원이 적어지자 봉사도 힘이 부쳤다. 동기회의 위기. 이들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해답은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포용책에 있었다.

주위에 봉사를 좋아하는 아줌마들을 적극 영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출신 학교는 상관없었다. 그 결과 14명의 막강 봉사회로 다시 태어났다.

회원들이 한 달에 한 번 모인다고, 이들의 모임이 그것에 그친다는 생각은 틀렸다. 워낙 봉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보니, 평소에는 각자 ‘개인플레이’도 많이 한다. 울산에서 열리는 세계옹기문화엑스포에도 14명 회원 모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허광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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