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올해 적십자 회비 모금액이 당초 목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소식이다. 적십자사는 울산의 모금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이 지역업계의 경기 침체와 공무원들의 모금 참여 반발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유가 어디에 있든 적십자 회비 모금액이 이렇게 부진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적십자사가 우리사회에 벌이는 인도주의 사업은 많다. 우선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각종 재해 구호를 하고 또 어려운 이웃돕기를 벌인다. 일제시대 징용으로 끌려가 지금까지 사할린에서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모국방문 사업도 적십자사가 벌이는 사업이고 또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찾기 운동 역시 적십자사 사업의 일환이다.

 적십자 사업중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것은 헌혈사업이다. 헌혈사업은 특히 울산과 깊은 관계가 있다. 공업도시 울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사고가 많아 근로자들 중 급하게 수혈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과거 울산에 혈액원이 없을때는 급히 피를 구할 수 없어 아까운 목숨들이 많이 죽었다. 적십자사가 다른 도시에 비해 울산에 혈액원을 일찍 세운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의 근로자들 중에는 그동안 적십자사에서 벌이는 헌혈 사업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적십자사가 이처럼 박애정신으로 숭고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타도시에 비해 적십자 운동이 활발하고 이 때문에 많은 혜택을 받았던 울산에서 적십자 회비가 목표액의 절반도 걷히지 않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더욱이 소득면에서 울산이 타도시에 비해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고개를 들 수 없다.

 이렇게 좋은 사업에 사용되는 적십자 회비는 가능하면 자율적으로 거두어지는 것이 좋다. 그런데 울산의 경우 모금액이 너무 부족해 적십자사가 홍보문을 보내고 봉사요원들이 모금을 위해 직접 나설 것이라고 한다. 또 가정의 경우 납부를 독려하기 위해 각종 공과금을 납부할때 적십자 회비도 함께 납부하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시민 모두가 적십자사의 거룩한 뜻을 되새기고 적십자 회비 납부에 동참해 다시는 부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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