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플로리다주 해안도시 탬파에서 15세 소년이 몰던 세스나 경비행기가 도심지의 아메리카 은행(Bank of America) 건물에 충돌했다고 당국이 밝혔다.

 현지 경찰과 해안경비대는 4인승 2000 세스나 172R 경비행기가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간 6일 오전 7시)께 40층짜리 아메리카 은행건물 28층에 충돌했다고 말했다.

 해안경비대 관리들은 "현재로선 테러행위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스콧 맥클래런 백악관 대변인도 "테러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행기가 건물 서쪽 끝에 꽂혀 꼬리부분만 걸려있는 모습이 TV로 방영됐으며 이것은 지난해 9.11 세계무역센터 항공기 테러 당시의 끔찍한 장면을 연상케했다.

 조 더킨 탬파 경찰 대변인은 사고로 비행기를 몰던 팜하버 이스트 레이크고교 9학년생 찰스 J.비숍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충돌한 건물은 화염에 휩싸이지는 않았으며 다행히 한산한 주말 오후였기 때문에 건물 내부와 지상에서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한 비행기는 꼬리 부분과 동체 일부만 건물에 박힌 채 날개와 나머지 기체조각들은 충돌과 함께 부서져 땅에 떨어졌다.

 해안경비대측은 사고 비행기가 이륙 허가를 받지 않고 세인트피터즈버그-클리어워터공항에서 이륙했으며 해안경비대 헬기의 지시를 무시하고 아메리카은행 건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샬럿 피트먼 해안경비대 부서장은 공항관제소에서 경비행기 한대가 허가없이 이륙한 사실을 감지한 뒤 HH-60 제이호크 헬기 한대가 추격해 불과 몇m 거리까지 근접한 뒤 인근 공항에 착륙하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피트먼 부서장은 경비행기 조종사가 헬기에서 지시하는 것을 분명히 알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비숍의 할머니가 이날 오후 그를 국립비행학교에 데려다 줬으며 교관이 비숍에게 강습에 들어가기전 비행기 장치들을 점검해 보라고 말했으나그후 그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비숍이 단독비행 자격 연령에 1년이 미달된다면서 그가 고의로 건물에 충돌했는 지 건물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 지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티타 경사는 사고 비행기가 현재 아프간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중부사령부 본부인 맥딜 공군기지 관할 영공을 잠시 침범했다고 말했다. 북미영공방위사령부의 크리스틴 레이맨 대위는 탬파 남동쪽으로 400㎞ 떨어진 공군기지에서 F-15 전투기 2대가 긴급 발진했다고 말했으나 사고 현장에 도달했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포틀랜드에서 직업훈련소를 순시하다 사고 소식을 보고 받았으며 백악관 관리들은 톰 리지 국토안보국장 및 연방항공청(FAA) 관리들과 접촉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에릭 레이에스(25)는 "거대한 연기구름이 보였다"면서 비행기 날개 한쪽이 땅으로 떨어진 뒤 조금 뒤 또다른 한쪽마저 떨어졌다고 말했다.

 아메리카 은행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 3번째 규모가 큰 은행이다.

 한편 이날 미국과 인근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이 사고 외에도 3건의 비행기 추락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조사 중이다.

 푸에르토리코 북동부에서는 경비행기 한대가 추락해 최소한 5명이 사망했으며, 캘리포니아주 뷰에나 파크 공항 인근에서 쌍발 엔진 비행기가 추락, 2명이 숨졌다. 또 콜로라도에서도 단발 엔지 비행기가 볼더 마을 북서쪽 언덕에서 추락후 폭발해 한명이 사망했다. 워싱턴·탬파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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