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얄팍한 이기주의에 100년 이상 진하해변을 지켜온 아름드리 해송 수십여그루가 껍질이 벗겨진채 고사하고 있는 등 지역명물인 솔밭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울산 최대의 휴양지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진하해수욕장은 2㎞의 백사장 맞은 편 배후지에 50년~100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송림 군락지역이 분포, 백사장과 조화를 이루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계획구역으로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완료, 상업지역으로 여관, 상가 등 각종 건축물의 신축이 가능해 지면서 솔밭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28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주민들에 따르면 SK연수원 주변 지역 송림군락지 소나무 수십여그루가 최근 밑둥치 부터 껍질이 벗겨진채 고사화하고 있다는 것.

 특히 100년 이상 수령의 소나무 일부 밑둥치는 불탄채 방치되고 있다.

 솔밭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일대에 신축중인 여관 주변에 형식적으로 이식된 소나무는 대부분의 가지가 잘려진채 앙상한 몰골을 하고 있어 보는 이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유지인 솔밭내에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소나무를 이식하거나 벌채해야 하는데 이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벌채를 할 경우 주위의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 의도적으로 소나무를 고사시키기 위해 껍질을 벗겨 놓은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또 "현재 20여개의 숙박시설이 건립된데 이어 10여개가 신축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년생 소나무 숲이 무차별 잘려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방풍림 역할과 함께 백사장과 조화를 이루며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던 송림 군락지의 파괴가 가속화돼 진하해수욕장의 명맥이 끊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송림 군락지 훼손이 안타깝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상업지역내 소나무 벌채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이태철기자 e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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