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남부 산악지대인 바그란에서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를 약 1주일 동안 수색해온 미군 특수부대원들과 아프간군이 그를 찾는데 실패하고 6일 현지에서 철수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현지 관리들을 인용, 이날 보도했다.

 바그란이 위치한 헬만드주의 피에르 무하마드 부지사는 "오마르가 빠져나갔다"면서 "그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도 모르고 있으며, 사람들은 여전히 그가 바그란에 있다고 얘기하지만, 그는 이곳에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 굴랄라이 칸다하르주 정보국장은 앞서 5일 오마르가 오토바이를 타고 헬만드주 바그란 인근의 은거지를 탈출했다고 말하고, "요원들로부터 정보를 입수하는대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 무하마드 헬만드 주지사와 위성전화를 통해 매일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는 피에르 부지사는 이와 함께 탈레반이 최후 거점인 이곳에서도 무기와 차량들을 버리고 항복했다면서 "주지사가 항복 작업 역시 완료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항복 과정을 중재하고 있는 물라 압둘 가푸르 헬만드주 군 사령관 역시 약 200명의 탈레반이 이 지역에서 무기 및 40대의 차량과 함께 항복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프간 관리들은 그동안 이 지역에 수천명의 탈레반이 은거해 있는 것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오마르가 현재 바그란에 없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했다.

 헬만드 주지사실의 관리들은 오히려 오마르가 같은 파슈툰족이지만 호탁 부족출신으로 헬만드주를 통치하는 알리자이 부족과는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헬만드주에 결코 온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오마르가 바그란을 탈출했다면 가뜩이나 오사마 빈 라덴 체포에도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미국에 또 다른 큰 타격이 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 관리들은 탈레반과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원은 물론 오마르와 빈 라덴의 체포를 강조해 왔지만 아프간 관리들은 이들을 추적하는 데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대신 자신들의 세력을 결속하는데 주력해왔다.

 이와 함께 하미드 카르자이 수반과 압둘라 압둘라 외무장관 등 아프간 과도 내각 지도부들은 미국 지원의 중요성을 의식, 탈레반 및 알-카에다 수뇌부 체포를 강조하면서 오마르가 바그란에 있다고 말해왔지만 그들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는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앞서 지난달 31일 헬만드 주지사의 최고위 보좌관들 및 남부 아프간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 굴 아그하 보좌관들과 함께 중무장한 차량에 동승, 오마르를 수색하기 위해 칸다하르를 떠나는 것이 목격됐다. 뉴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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