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공업도시 울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문화공간의 확충이나 문화의식의 격상이다. 시대와 현실에 맞는 노사문화, 토론문화의 정착도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대한 주민의 사랑이 아닌가 싶다. 지역에 살면서 자신이 속한 도시를,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면 주민도 불행하고 지역도 불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울산사랑운동추진위원회(회장 김복만)가 주부와 직장인 90여명을 대상으로 ‘울산(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 고취’를 위한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날 환경미화시설관리소, 용연 하수처리장, S-oil, 간절곶 등대, 회야정수사업소 등을 두루 견학하며 울산을 수평적 시각에서 새롭게 살피고 들여다보는 소중한 경험의 장을 가졌다. 추진위원회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다각적인 사업을 범시민적 자율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그 사업의 내용이 아닌가 싶다.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울산사랑운동은 작고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추진위원회의 이 같은 기준에 박수를 보내면서 향후 움직임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고장을 만드는데는 ‘거창한 사업보다 시민 누구나 참여하고 실천하는 작고 쉬운 사업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확신을 우리는 익히 경험한 바 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지역을 사랑하는 운동 역시 ‘작고 쉬운 사업’에 속한다 할 수 있다. 지난 62년 이후 울산은 엄청난 수의 외지인구가 유입됐다. 덕분에 토착만보다 외지인이 훨씬 많은 1백10만의 도시가 됐다. 그래서 결집력, 애향심, 정주의식 같은 것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내가 사는 울산이 바로 내 고향’이라는 생각도 희박하고, 언젠가는 떠나야 할 곳이라는 편협된 사고에 젖어있는 시민들도 꽤 있다.

 지역 사랑운동은 이 같은 시민들에게 정주의식과 고향사랑 정신을 올곧게 계도하고 심어주는 운동이다. 시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이므로 시민의식 개혁 차원에서의 명분도 전면에 내세울 만하다. 추진위원회에 기대를 거는 것은 이 같은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외부 유입인구의 울산사랑 고취를 목적으로 ‘재울 시?도 향우회 한마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일고 있다. 추진위원회의 정신을 실천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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