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질량감을 주는 금속의 또 다른 이면에 감추어진 "가벼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조각전이 문을 열었다.

 현대예술관 갤러리가 개관 5주년 기념전으로 2일부터 31일까지 5월 한달간 마련한 "금속! 가벼움의 미학-도흥록전"이 그것이다.

 도홍록전은 소재를 사용해 3차원 공간에 입체적인 형상을 만드는 예술형식이라는 조각의 고정관념을 깬 독특하면서도 또 다른 아름다운 예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 금속은 스테인리스.

 그러나 관객은 사과를 통해서야만 금속을 만나는 게 가능하다.

 작가는 스테인리스 사과를 통해 멋의 정수를 보여주며 담백한 멋과 섬세함과 우아함으로 금속에 숨겨진 가벼움의 미학을 보여준다.

 줄로 연결된 100여개의 스테인리스 사과를 통해 금속 자체가 가진 무거움과 딱딱한 이미지를 고도의 기술과 미세하고 정교한 작업을 통해 부여한 가벼움을 체험시켜 줄 것이다.

 또 관객들이 철로 만든 대형 사과를 밟아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해 철의 무거움보다는 사과라는 과일이 주는 친근함과 부드럽고 가벼운 이미지의 자연스런 결합을 유도하고 있다.

 작가는 사과를 선택한 것에 대해 "복숭아나 배가 가진 형태의 특성은 사과보다 약해보이고 오렌지나 귤은 안정감이 떨어지지만 사과는 형태적으로 과일 가운데 가장 완벽하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 도흥록은 서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일본에서 오랫동안 철의 전문적 작업방법을 익혀온 우리나라 대표적 금속조각가이다. 서찬수기자 s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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