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철새-쇠백로

▶학 명 : Egretta garzetta

▶분 류 : 황새목 백로과

여름을 재촉하는 늦은 봄비가 내리고 나면 모내기 할 논에는 물이 적당히 고이고 농부들의 쟁기질, 써래질이 시작된다. 이 때 어김없이 쟁기질이 지나간 이랑 사이를 따라 붙으며 미꾸라지, 송사리, 하늘강아지 등을 잡아먹던 하얀색 백로 한 두마리가 있었음을 유년기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유난히 흰 깃털에 뒷목에는 길다란 깃털이 자라고, 검은색 부리에 노란색 발가락을 가진 여느 백로에 비해 몸체가 작은 이 새가 바로 쇠백로다.

 쇠백로는 흔하지 않은 여름새로 중대백로, 황로, 왜가리 등과 함께 둥지를 틀고 번식하는 여름철새인데 울산의 경우 태화강 수계나 댐, 저수지 등지에서 비교적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겨울에도 남쪽으로 남하 하지 않은 무리를 볼 수 있는 것은 중부지방에 비해 따뜻한 울산지방의 기후 때문으로 보인다.

 쇠백로는 태화강 여울목이나 지천이 흘러드는 개울가 등 작은 물고가가 많이 서식하는 곳에 자리를 잡고 능숙하게 물고기를 잡아 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관찰 할 수 있으며,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 중대백로와 함께 미꾸라지 사냥에 열중인 모습도 5월 경이면 볼 수 있다.

 특히 울산의 경우 정광사 앞 십리대숲에 쇠백로 등 백로과 조류의 집단 번식지가 조성돼 있는데 해마다 5∼6월경이면 쇠백로와 백로, 황로, 왜가리 등 200여쌍이 저마다 대나무 가지에 둥지를 튼 뒤 태화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새끼를 기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공업도시 울산에 이처럼 백로의 집단번식지가 있다는 것이 경이롭고 복된 일이 아닐수 없다. 태화강변 대숲이 훼손되지 않고 수질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아 어자원이 고갈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우리고장에서 백로들의 집단번식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지속 될 것이다.

 쇠백로는 어류나 개구리, 뱀, 갑각류, 수서곤충 등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먹으며 한국과 일본, 대만, 타이완, 인도, 유럽남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 등 세계 곳곳에 분포하는 우리와 너무나 친근한 새다. 강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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