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출신 만화가 박재동씨의 어머니 신봉선 여사(71)가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로 오는 6일 오후 3시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다.

 문화관광부가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신봉선 여사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선정한 것이지만 집을 찾았을 때 영부인 권양숙 여사의 축전을 받아 읽고 있던 신여사는 "아들을 잘 키웠다고 하면 며느리들이 욕한다"며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신여사는 "재동이와 수동이(울산대 근무) 두 아들들이 사회에서는 잘 하지만 남편으로서는 영 아닌 것 같다"며 "힘들 때 기대고 싶은 든든한 벽같은 큰 며느리와 언몸을 녹여줄듯한 솜이불 같은 작은 며느리에게 미안할 따름"이라 했다.

 울산시 북구 농소 가대에서 태어나 지금은 고향과 가까운 중구 다운동에 살고 있는 신여사는 "안그래도 더 늙으면 못갈 것 같아 이번달에 서울 큰 아들집에 한번 가려던 참이었다"고 했다.

 -장한어머니상을 받은 소감은.

 "한 1주일전 재동이로 부터 수상소식을 듣고 "남편이 아프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이 상을 탔겠나"라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픈 남편과 생업으로 바쁜 엄마 때문에 주눅들까봐 한번도 꾸짖어보지 못하고 키웠던 아이들 때문에 며느리들이 고생하고 있다"

 -큰아들 박재동 화백은 어땠는 지.

 "공부를 참 잘하고 자기가 마음 먹은 것은 반드시 하고야 말았던 큰 아들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미대를 희망했고 남편은 그런 아들에게 의대나 법대를 고집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세상 살아갈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아들의 말에 결국 남편을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남편이 군대생활 4년을 마치고 돌아와 보낸 3~4년은 신혼부부처럼 행복하게 지냈다. 하지만 남편이 아프고 고단하게 일을 하면서도 한번도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부산을 떠나 다시 고향 울산에는 온지는.

 "부산에서 15년을 살고, 반구동에서 15년을 살았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97년에 입주해 6월이 되면 만 6년째 살고 있다. 처음 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겼을 때는 어색하더니 갈수록 정이 든다. 이집에서 15년은 채워 살아야 겠다"

 -30년간 장사를 하다가 그만뒀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남편 병수발과 아이들 키우느라 제대로 큰 며느리 역할을 못했다. 나 대신 늘 큰 며느리 역할을 했던 동서에게 미안하고 고마워 일을 그만두고는 5~6년간 열심히 농사일을 거들었다. 요즘은 책읽고, 짬짬이 글을 쓰며 주말마다 성당에 나가고 있다" 송희영 shy@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