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을 전후해 부모들은 아이들의 등쌀에 못이겨 이것저것 선물과 먹거리를 사주게 된다. 하지만 이맘 때쯤 부모들은 선물도 선물이지만 먹거리를 사줄 때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피자 등은 고칼로리·고지방 식품으로 비만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식품들을 한 두번 먹는다고 해서 비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 생각없이 사주기 보다는 한번쯤 소아비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함유식 남구보건소장은 "소아비만은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예방에 있어 부모의 역할을 1순위로 꼽았다.

 함소장은 "소아비만의 주 원인인 운동부족, 잘못된 음식섭취 등은 부모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달라질 수 있는 것을 부모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비만의 정의와 원인

 일반적으로 소아비만은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비만을 말한다. 같은 키의 다른 아이들보다 자녀의 체중이 20% 이상 더 무겁다면 소아비만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아비만은 유전적·병적인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 실제로 환경적 요인에 따른 단순성 비만이 소아비만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적 요인 가운데 가장 큰 비만의 원인은 식생활 습관이다. 요즘 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 피자, 치킨 등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고, 기름에 튀긴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비만에 쉽게 노출시킨다. 또 과거에 비해 좁아진 놀이공간, 컴퓨터와 TV의 등장도 아이들의 활동영역을 좁히기 때문에 비만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도 소아비만의 중요 원인으로 본다. 과도한 공부와 가정불화에 따른 심리적 불안이 생기면 아이들은 그 보상으로 계속 뭔가를 먹게 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입장이다.

 #소아비만의 문제점

 소아비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치료가 어렵고, 소아비만이 있는 아이들의 80~90%가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비만해져 쉽게 성인병에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한 경우 어릴 때부터 당뇨병,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에 걸리기도 한다.

 또 비만한 아이들은 정신장애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래 아이들의 놀림과 집단 따돌림 때문에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아 점점 내성적으로 변하고, 신체적·정신적 열등감에 시달려 공부에 제대로 집중하기 못해 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미국 듀크대 정신과 사라 교수는 "비만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우울증·반항장애 등 정신과 문제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아과학 저널(Pediatrics)에 발표했고,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소아과 연구진도 "비만 아동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으로 삶의 질이 암 투병을 하는 환자 만큼 떨어져 있다"고 발표해 비만 아동 부모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소아비만의 예방과 치료

 소아비만은 예방책이 곧 치료책이다. 무엇보다 식생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기름기 많은 튀긴 음식을 피하고, 지나치게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 음식도 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건강한 식단을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단시간에 열량을 쏟아내는 격한 운동보다 꾸준히 할 수 있는 등산,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아이들에게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게 하고, 계단을 이용하게 하며 집안 일을 돕게 하는 것도 운동이라는 스트레스 없이 몸을 움직이게 하는 한 방법이다.

 또한 공부나 가정생활로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한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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