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 계속되던 전국하역운송조합노조 화물연대가 포항제철소 정문 봉쇄를 해제했다는 소식이다. 벼랑끝까지 내몰린 철강재 수급난이 아슬아슬하게 최대 고비를 넘기게 된 것이다. 7일 산업자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포항지역 운송업체와 화물연대간의 이날 오후 3시부터 포항제철 정문봉쇄를 해제하고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데다 광양 등 여타 지역에서는 수송차질이 해소되지 않아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튼 산자부는 이날 정문 봉쇄 해제와 관련, 자동차·조선·가전 수용업체들과 대책 회의를 열어 피해상황 점검 뒤 철강 수혈이 시급한 업체부터 공급키로 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생각할수록 괘씸한 것은 정부당국이다. 도시 전체의 물류가 며칠째 봉쇄 당하는 무법천지가 되도록 속수무책이었다. 북한 핵문제와 사스 불안 등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산업의 동맥인 물류까지 악재가 되고 있는데도 뚜렷한 해결책하나 제시하지 못했다. 하기야 대통령이 물을 때까지 관계 장관들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오죽 하겠는가.

 울산에 살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정말이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자동차와 조선소 등 지역의 생산업체 등도 철강을 공급받지 못할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조업에 지장을 받게 될 것이고, 지역 경제도 엄청난 타격이 예상됐었다. 현대자동차는 강판 재고량이 10일 밖에 남지 않았고, 현대미포조선소도 2~3일분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또 현대중공업의 경우 포스코 등으로부터 강판사용량의 50% 이상을 구입하고 있으나 5일째 공급이 중단된 상태였다.

 포항제철소 정문봉쇄 해제 소식은 이 같은 상황을 일단은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현대차와 부품업체의 연쇄적 가동 중단은 물론이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도 조업중단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특히 조업 중단상태에 직면했던 현대미포조선의 경우도 곧 정상화 될 것으로 알려져 지역 경제계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 대검 공안부는 화물운송방해 주동자들에 대해 구속 방침 등 강력 대처키로 했다고 한다. 이번 사태가 울산 등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협상이나 구속처리 과정 중에 합리적 수순을 밟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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