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천기술 개발로 자생력 높이고

벤처기업 육성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울산서도 청년창업 성공신화 나왔으면

▲ 류해열 (사)울산벤처기업협회장
‘벤처기업(Venture Business)’은 국제적으로 명확히 확립된 개념은 없으나 나라별로 신사업자, 기술집약형 기업 또는 특정 중소기업자라는 표현으로 일반 중소기업과는 지원방법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기업에 비해 기술성이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부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기업’으로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3가지 기준(벤처캐피탈 투자기업, 연구개발투자기업, 신기술기업) 중 1가지를 만족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벤처기업은 원칙적으로 독립된 기업을 뜻하지만 최근 히든챔피언, 중견기업 육성, 대중소 동반성장 등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고조됨에 따라 많은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종류의 자본투자가 이루어져 여러 형태의 벤처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우리나라 벤처기업 통계자료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2001년까지는 ‘벤처 붐’이 일어나 급격히 벤처기업 수가 늘어났으나, IT업계의 거품이 제거되면서 2002년부터는 감소추세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2004년부터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면서 벤처기업 수도 서서히 늘어나 연 평균 20% 이상 꾸준한 증가세로 현재 전국에는 총 2만4655여개의 벤처기업이 있다.

이러한 통계자료가 말해주듯 벤처기업의 중요성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날로 높아가고 있지만, 울산지역의 벤처기업 현황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현재 울산지역 벤처기업 수는 394개(1.6%)로 전국 광역시·도 중에서 제일 낮은 제주도 56개(0.23%) 다음으로 적다. 산업수도라는 별칭과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1위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다. 물론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보다 중요하다 볼 순 없지만 인근 부산(1571개), 대구(1222개), 경남(1659개)에 비해 그 수가 상대적으로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산업의 메카인 울산에서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와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첫 번째, 울산지역의 산업구조가 조선, 자동차, 중화학 등 대규모 장치시설의 대기업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그에 따라 독자적인 기술개발 보다는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벤처기업 스스로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 질적 성장에 역점을 둔 자생력 있는 핵심원천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연구 투자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울산에도 콘텐츠, IT분야 등의 ‘청년 창조기업’이 많이 육성돼야 한다. 정부가 청년실업 대책의 일환으로 창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포스트 벤처시대의 새로운 스타로 콘텐츠, IT분야의 청년 또는 1인 창조기업이 주목받고 기업가정신으로 대표되는 창업 이데올로기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울산은 이에 편승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취업만이 능사가 아니다. 울산지역에도 ‘청년 창업붐’이 일어나길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세 번째, 지역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일반시민의 많은 관심과 관계기관의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벤처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반면 조직을 구성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고 자문해 줄 수 있는 경영컨설팅, 자금, 법률, 세무, 의료 등 피부에 와닿는 지원제도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울산지역 벤처기업들의 생산품과 서비스에 지역민과 유관기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앞장서서 기(氣)를 살려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벤처기업은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창업모델의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울산지역에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역사회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발길 닿는 곳곳에서 열과 성을 다하는 벤처기업들이 많다. 그리고 대기업 못지않는 경쟁력과 기업규모를 자랑하는 중견 벤처기업들도 있고,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내실있는 강소 벤처기업들도 많다.

신묘년 새해에는 이런 벤처기업들의 기를 살려 울산지역 벤처기업들이 더욱 더 활성화 되고, 신생 벤처기업들이 더 많이 탄생되길 벤처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열망한다.

류해열 (사)울산벤처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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