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울산문화예술회관의 전시장이 한가하다. 시민이 전시장을 빌려서 전시하는 대관전이 드문 시점을 이용한 문예회관의 기획전이 아쉽다.

 4개의 전시장을 두고 있는 울산문화예술회관은 1~2월 두달동안 울산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인화 수강생들의 회원전(1월18~24일·1전시장)만 계획되어 있을 뿐, 겨울 내내 전시장이 텅 비게 된다.

 그나마 전시가 없는 틈을 타 2~3전시장은 2월 한달동안 보수공사에 들어가지만 지난해 말 새로 단장한 4전시장과 울산에서 가장 큰 전시장인 1전시장도 활용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대개 겨울철과 여름철이 전시나 공연이 드문 계절이기는 하다. 그림이나 서예, 사진 등의 동호회는 한해를 결산하는 의미에서 전시회를 갖기 때문에 주로 가을이나 겨울철에 전시회를 가진다. 또 기성작가들도 관람객의 숫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날씨가 추운 겨울철을 피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처럼 두달동안 취미전 하나에 그치는 해는 많지 않았다.

 한 시민은 "날씨가 추워 바깥활동이 어려운 겨울철에 실내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재미있고 쉬운 전시회가 마련됐으면 한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전시장이 모자라 대관을 못해 애를 태울 만큼 전시회가 몰리고 연초에는 전시회가 하나도 없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 미술계와 문예회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미술계나 동호회는 하반기에 전시한다는 관례를 벗어나 시기를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고 문예회관도 대관이 드문 시점에 적절한 기획전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만해도 문예회관은 2000년과 2001년 연말연시에는 "밀레니엄 전시축제"와 "새천년울산서예초대전"이란 기획전을 가졌으나 올해는 이러한 기획전 조차 없다.

 문예회관 측은 "4개의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담당자가 단 1명뿐이어서 기획전을 자주 마련하기 어렵다"며 "오는 5~6월 월드컵을 앞두고 대규모 기획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과 인력부담이 많은 대규모 기획전이 아니더라도 문예회관과 지역미술계가 뜻을 모아 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강좌를 곁들인 그림전 등을 가지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이에 반해 사설화랑인 갤러리A&D(남구 달동)와 현대예술관 갤러리, 현대백화점 아트갤러리는 변함없이 기획전을 열고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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