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자와 사망자가 대만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사스 환자수가 5천명을넘어섰다.

 대만 보건당국은 12일 남부 가오슝의 한 치과의사를 포함, 이날 하루동안8명이 사스로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대만의 사스 사망자는 모두 27명으로 늘어났다. 가오슝에서 사망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사스가 대만 중·북부에서 남부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또 23명이 사스 환자로 새로 분류돼 전체 환자수도 207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하루 증가폭으로는 최대 규모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동안에는 53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었다.

 대만 당국은 또 사스 환자가 발생한 타이베이 남서부의 한 아파트를 봉쇄하고 주민 8천명을 격리했다. 이 곳 주민들의 움직임은 폐쇄회로 TV로 감시되고 있다.

 대만에서 사스가 극성을 부리자 중국 정부의 뒤늦은 결정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미리 손을 쓰지 못한데 대한 비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염병학자 천친전 씨는 대만 내부에서는 당초부터 사스에 관련된 국제적인 정보를 전혀 접할 수 없었고 어떤 연구도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WHO 전문가 팀은 중국 당국의 승인을 얻어 지난 3일에야 대만에 도착했다. 그전까지 대만에서는 8명이 사망하고 102명이 감염된 상태였으나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북구 핀란드에서도 사스 환자가 발생했다. 핀란드 투르쿠 중앙병원은 사스가 돌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에 휴가를 다녀온 한 남성이 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 환자는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며, 다른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주말 사이 감염자 수가 확연히 줄어드는 기미를 보였으나 이날 12명이 새로 숨지고 75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우려감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이로써 중국 본토의 전체 사망자수는 252명으로 늘어나고 환자수(5천13명)도 5천명을 넘어섰다.

 홍콩에서는 이날 초등학생 25만여명이 6주만에 등교를 재개한 가운데 사스 사망자 3명이 추가로 발생하고 5명의 환자가 새로 확인됐다.

 이로써 홍콩의 사스 사망자수는 218명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콩의 사스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여행자제권고 조치를 해제할 계획은 당분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터 코딩리 WHO 대변인은 이날 홍콩 보건당국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스 환자수가 현재의 400명 이상에서 60명 이하로 떨어져야 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일 현재 전세계 사스 사망자수는 559명에 달하고 환자수도 최소 7천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각국별 사망자 및 환자 수는 다음과 같다.

 ▲사망자 = 중국(본토) 252명, 홍콩 218명, 싱가포르 28명, 대만 27명, 캐나다23명, 베트남 5명,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각 2명.

 ▲환자 = 중국(본토) 5천13명, 홍콩 1천678명, 대만 207명, 싱가포르 205명, 캐나다 149명. 타이베이·베이징·홍콩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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