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경제의 관료주의 정도를 측정하는 조사에서 한국이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세번째로 낮은 국가로 도약했다.

 6년 전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관료주의가 가장 심한 최하위권에 속했다.

 24일 싱가포르 민간연구소인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PERC)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각국 관료주의 지수는 싱가포르가 3.10으로 가장 낮았으며 홍콩이 3.64로 두번째로 이들 두 나라만이 조사기준상 합격선에 들었다.

 이 지수는 수치가 높을 수록 관료주의 경제체제의 폐해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5.50으로 3번째로 낮은 지수를 기록한 한국 다음으로는 대만(6.17), 말레이시아(7.0), 일본(7.0), 태국(7.89), 중국(8.0), 베트남(8.13), 필리핀(8.18), 인도네시아(9.33), 인도(9.50)의 순이었다.

 PERC는 보고서에서 근래 한국의 고위 관료와 정치인들이 기업 활동 활성화의 필요성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인 데다 규제환경을 개선하는 입법을 추진함으로써 탈관료주의 노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PERC는 "한국은 입법을 통해 공무원들이 효율성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관행을 바꾸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등 중상위권 3개국은 여전히 인적, 제도적 규제요소 양자 모두 관료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상 주요한 차질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 조사에서 최상의 탈 관료주의 체제로 평가된 홍콩을 밀어낸 싱가포르의 경우 엄격한 규제가 존재하긴 하지만 비합리적인 관행을 없애고 분명한 규칙을 통해 규제 시스템을 운용함으로써 기업활동에 가장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홍콩은 규제와 관료주의 면에서는 가장 탄력적인 체제로 평가됐으나 영어 통용기준이 저평가돼 싱가포르에 밀렸다.

 가장 관료주의적인 국가로 지적돼 온 중국은 최근 공공부문의 간섭을 급속도로 줄이는 등 탈 관료화 체제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외국 기업인들이 관료화의 병폐를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국가로 지목됐다.

 PERC는 조사결과 기업인들은 무엇이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은 지 가늠할 수 없고 결정이 여러 부처에 따라 제각각으로 해석되는 체제를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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