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회유했던 바다를 가진 울산(장생포)에서 고래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고래축제가 올해(9회)도 어김없이 개최됐다.

 울산 연안에서 고래가 많이 잡힌 이유은 쇠고래의 회유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귀신고래 또는 극경이라고도 하는 쇠고래는 몸길이가 평균 수컷이 13m, 암컷이 14m 정도이다.

 이 귀신고래의 도래지를 극경회유해면이라 한다. 그래서 고래가 돌아나가는 이 지점을 1962년 천연기념물(제126호)로 지정했다.

 장생포항의 역사는 지난 1899년 일본의 나가사키항에 있던 러시아 태평양 포경회사에 고래해체부지를 빌려 주면서 시작된다. 일본이 포경업을 독점하게 되면서 1915년을 전후로 함경도, 강원도, 경남 거제에 있던 포경기지가 정비돼 장생포가 포경업의 중심이 됐다.

 광복 이후 일본인으로부터 낡은 50t급 목조 포경선 두척을 사들여 조선포경(주)를 설립, 우리손에 의해 포경의 역사는 시작됐다.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까지 무차별 포경으로 고래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국제포경위원회(IWC)에 의해 1986년 국제적으로 산업포경이 금지돼 장생포에서 고랫배가 사라지게 됐다.

 최근 들어 고래의 도시 울산을 알리는 다양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귀신고래워크숍이 개최된데 이어 2005년 제57차 IWC(국제포경위원회)의 울산유치도 거의 확정적인 상태이다. IWC 총회가 개최되면 국제회의의 첫 울산유치라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 고래의 도시, "친환경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WC 총회 유치를 위해 시민이 함께 나서야할 때이다. 장생포항을 새롭게 정비하고 울산만에 귀신고래가 다시 회유할 수 있도록 연안을 깨끗이 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고래축제를 세계적인 지방축제로 승화 발전시켜 울산이 고래의 도시임을 재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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