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울산고래축제가 지난 1일 장생포 해양공원에서 마련된 "고래 노래자랑 대회"를 끝으로 이틀 동안의 행사 일정을 모두 마쳤다.

 처용문화제와 더불어 울산의 대표적인 축제인 이번 고래축제는 행사 장소를 장생포해양공원과 울산대공원으로 나눠 개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지만 기대 이하의 축제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생포 해양공원

 장생포 해양공원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예정된 바다그림 그리기대회가 비 때문에 취소, 6월10일로 연기돼 아쉬움을 남겼다. 또 "고래잡이 재현행사"를 제외하고는 짜임새 있는 행사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 고래고기 판매부스를 제외한 행사장 주변에 고래와는 상관없는 지나치게 많은 간이음식점들이 난립한 점과 시민들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행사도 적어 축제의 목적을 흐리게 했다.

 31일 해양공원을 찾은 이영철(29·울산시 신정4동)씨는 "어제 비가 와서 행사진행에 차질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일 지는 몰랐다"며 "축제에 먹고 마시는 것이 빠질 수는 없지만 앞으로는 축제의 목적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내용이 부실했던 가장 큰 이유는 행사를 해양공원과 울산대공원으로 나눠서 치렀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 두 군데서 행사를 치르기 위해 프로그램 종류를 다양하게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에 비해 내실은 떨어졌다. 많은 시민들은 "볼 만한 게 없다"는 말로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대신했다.

 #울산대공원

 울산대공원에서 마련된 고래축제에는 휴일을 맞아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많이 찾았으나 작년의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 진행과 형식적인 홍보관 운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볼거리 없는 행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래○×퀴즈", "고래 꼬리를 찾아라", "점토로 고래 만들기대회", "레크리에이션" 등은 작년에도 진행됐던 프로그램으로 여전히 특색없는 운영으로 일관했다.

 특히 "고래 꼬리를 찾아라" 코너에는 커다란 판넬 위에 고래종류별로 간단한 소개만이 적혀 있을 뿐 안내책자도 없이 방치돼 있었고 다른 홍보관의 팸플릿만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등 홍보부스에서는 고래만 있고 축제는 없다라는 지적이다.

 이번에 처음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미선(39·동구 서부동)씨는 "아이랑 같이 해볼만한 것은 반구대암각화 스크래칭밖에 없었다"며 "고래캐릭터가 그려진 머그잔도 사려고 했으나 고래에 대한 설명이 없어 망설였다"고 특색없는 형식적인 행사를 꼬집었다.

 한편 이런 지적에 대해 고래축제 관계자는 "처음으로 축제 장소를 나눠 개최한 이번 축제에 대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고래축제지만 고래에만 한정되는 축제가 아닌 모든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의도한 점이 프로그램의 짜임새면에서 시민들에게 부족하게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하지만 문제점이 지적된 만큼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 프로그램에 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에도 장소를 나눠 개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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