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왔다, 작년 이맘때 그 뜨겁고 아름답던 기억들 다 어디로 갔는가. 조국의 승리를 위해 온 나라가 하나로 뭉치던 그 열정, 신바람 나던 마음들 다 어디로 갔는가.

 지금 사분오열로 상처 받고 갈등하는 이 나라. 아무도 책임진다는 사람도 없고, 겸허하게 자신들을 반성도 하지 않고, 모두가 자기만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나라. 갈등의 수위만 높아져 가는 나라. 왜 나라가 이 지경이 됐을까? 원칙과 소신을 시퍼렇게 지킬 줄 알고, 자기 말에 책임을 질 줄 알고, 국가와 정부의 권위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나라, 그 나라 지금 어디 있는가.

 목소리를 크게 내는 자가 유리한 나라, 내 주장만이 옳고, 내 지역만은 결코 혐오시설이 들어서지 못한다고 하는 이기주의가 너무 왕성한(?) 나라,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이 나라의 어정쩡한 현실.

 물론 새 정부가 들어 선지 이제 100날이 지난 오늘, 발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과도기적인 갈등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뭔가 시스템이 잘 못됐든, 사람이 잘 못됐든지 뭔가 잘 못 흐르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서로가 겸허히 자신들을 돌아 보고 서로가 갈등의 전압을 낮추어야 할 때다.

 요즘 우리 교단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갈등도 마찬가지다. 학교만은 상대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나 자신을 반성해야 하고, 소중한 우리 학생들의 소중한 학습권을 먼저 생각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 땅의 교사들은 모두가 ‘좋은 선생님’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선생님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은 변하고 있다. 답답하다. 영국의 작가 "버나드 쇼"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그 한 명은 틀림없이 정치가가 아니면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음미해 볼 만한 말이다.

 그렇다면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나는 최근에 본 프랑스의 필리베르 감독이 만든 영화 "마지막 수업"을 떠올려 본다. 프랑스의 한 오지 학교에서, 덧셈부터 체육까지 전 과목을 가르치는 단 한 명의 선생님 로페즈. 그는 경력 35년에 퇴임을 1년 앞둔 55세의 老선생님이시다. 중구난방인 어린 아이들을 그는 끈기있게 하나하나 붙잡고, 세상의 규칙을 가르친다. 그리고 자폐증세로 특수학교로 가는 어린 제자를 가슴에 꼭 끌어안아 주는, 로페즈 선생님 모습에서 나는 진정으로 존경 받는 선생님의 한 모습을 보았다.

 영화 "마지막 수업"에는 글자 하나를 제대로 맞게 써 냈을 때의 선생님의 기쁨과, 생각처럼 안될 때 선생님이 부닥쳐야만 하는 가르침의 고통들이 녹아 있는 인생의 한 축소판 같은 좋은 영화였다.

 영화속 인터뷰에서 로페즈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가르치는 것을 정말로 좋아합니다"라고. 그리고 마지막 수업을 마친 로페즈 선생님은, 아이들을 보내며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렇다. 지금 우리 곁에도 로페즈 선생님 같은 좋은 선생님들은 많이 계신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들께 우리는 한없는 존경과 신뢰를 보내야만 한다. 가르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이 많은 우리의 교단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선생님들은 순수한 열정이 넘치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제자들을 가르쳐야 한다. 한 걸음씩 물러서서 무엇이 진정한 교육인지, 무엇이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양보와 타협으로 교단의 갈등을 풀어 가야 한다.

 이 땅의 좋은 선생님들이라면, 세상이 포기한 아이들의 상처 난 영혼을 어루만져 줄줄 아는 선생님, 창의적인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나는 그런 선생님들을 이 땅의 진정한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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