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에서 회식·접대문화를 건전하게 바꾸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울산YWCA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이 연대해서 꾸려가고 있는 성매매방지운동본부는 남성 1만 선언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우선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역사도 깊거니와 너무나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나타난 반응들로 미루어도 특별한 결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정부와 민간이 함께 다각적인 노력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때 점진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성부도 성매매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법무부와 여성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여성·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성매매 방지기획단"을 설치, 운영하겠다고 보고했다. 성매매 알선업자와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 여성 구제와 자활을 지원할 뿐아니라 국민들에게 성매매는 불법행위라는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의 성매매 근절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매매 규모는 생각보다 어마하게 크다. 성매매실태를 알기 위해 작년부터 실태조사를 한 결과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조사기준에 따라 그 수치가 너무나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한가지 자료로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규모가 크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여성부 용역사업을 실시한 한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 전업여성이 33만명으로 추정되고, 경제규모로는 24조원에 이른다. 반면 300만명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일반유흥주점이나 간이주점, 다방, 노래방 등 8개 업종을 골라서 사업체수를 분석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성매매 알선 사업체수는 5천853개라고 발표가 됐다. 그 중 남구에 2천445개가 집중되어 있으며 동구에는 320개로 가장 적다. 인구수에 비례해서 비교해보면, 광역시 중에서 광주와 부산 다음으로 성매매 관련 사업체가 많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성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고, 감추려는 의식들이 다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관대하다. 여러 시각에서 많은 원인들을 짐작하게 한다.

 락·퇴폐 문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회식이나 접대문화라고 분석된다. 얼마전 여야 3당 대표들의 고급술집 회동을 비난하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도덕적 무신경은 여전했다.

 또한 건설업체의 관계자들은 총공사비의 10%가 접대비로 쓰여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실상이라며 그로 인한 부실공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울산성매매방지운동본부는 향락 접대비를 줄이고, 성상납으로 이어지는 회식·접대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운동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먼저 시민을 대표하는 지도층 인사를 중심으로 1만인 남성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각종 단체와 기업체 등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며 일반인 대상 캠페인도 함께 전개할 계획이다.

 음주에다 속칭 2차까지 가는 회식문화를 바꾸는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지금의 판단이 시의적절하게 맞물려서 건전한 문화를 창출하는데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울산성매매방지운동본부가 어렵게 추진하고 있는 남성 1만 선언 운동의 실천약속들이 지켜지고 그로 인해 사회가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그 남성들이 앞장서 성매매를 조장하는 회식·접대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용감한 남성들의 실천 약속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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