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생활체육으로 건강한 노후를 - 4. 골프와 게이트볼로 제2의 인생 즐긴다

26일 오전 10시
울산시 중구 남외동에 소재한 중구노인복지관 4층
“이거 오늘 잘 맞는 구먼”
“어이 김형, 자세 좋은데 꼭 프로같어”
“오늘 배운거 손자한테 자랑해야 겠어”
동아리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삼삼오오 모인 중년의 남성들이 골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이들은 이 노인복지관 골프동아리 회원들이다
실수로 골프채가 허공을 가르기라도 하면 서로서로 웃음보가 터진다
희끗희끗한 흰머리에 옷깃을 세운 한 중년의 남성이 멋진 샷을 날리자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중구노인복지관 골프강습 인기
회원 28명 무료수강 부담없이 즐겨
게이트볼 종목도 42명 몰려 북적
걷기운동에 집중력 더해 일석이조

◇골프의 매력에 빠진 노인들= 김광석(73)씨는 이 노인복지관 골프동아리 회장이다. 골프 구력만 25년에 달한다. 골프 스코어가 80대 중·후반으로 실력도 출중하다. 그의 골프사랑은 유별나다.

요즘도 틈만나면 좋은 지인들과 필드에 나간다. “우리같은 노인들은 자칫 허리가 다칠 위험이 있지만 교육만 잘 받고 운동하면 이것 만큼 좋은 스포츠가 없죠.”

올해 초부터는 중구노인복지관 골프연습장에서 갓 입문한 초보자들에게 실력

▲ 중구노인복지관 골프 동아리 회원들이 연습장에서 여가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경우기자
을 전수해 주고 있다.

현재 회원은 28명. 골프레슨 비용도 무료여서 부담없이 여가활동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6개월만에 886명의 노인들이 이 연습장을 이용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노인복지관측은 자랑했다.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 인생에서 배워야 할 것과 얻어야 할 것을 우리 삶의 현실과 접목시켜 봅니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개척하듯이, 골프 또한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죠.”

이들이 늦게나마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을 유지하고자, 혹은 색다른 스포츠에 도전하는 열정 등 ….

동아리 총무를 맡고 있는 이호우(70)씨도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씨는 “소화도 잘되지, 딱딱 맞는게 기분도 좋지, 좋은 사람들과 웃으면서 운동할 수 있어 엔돌핀이 생긴다”면서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가고 잘되도록 노력해 나가는게 참 좋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골프가 ‘예의’를 중요시하는 운동이어서 더 없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몸과 마음을 모두 가다듬을 수 있는 운동인 셈이죠.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참 좋아 앞으로 계속해 보렵니다.” 옆에 있던 정석진(67)씨가 거든다.

김 회장은 “시설도 좋은데다 30분~1시간 정도 무리하지 않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앞으로 동아리를 보다 활성화시켜 많은 이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중구노인복지관에는 골프연습장(2타석)과 스크린골프연습시설이 갖춰져 있다.

◇골프+당구, 게이트볼 ‘재미 2배’= 옥상으로 발길을 돌리자 골프 운동과도 비슷해 보이는 게

▲ 중구노인복지관 옥상에 게이트볼장이 만들어져 있다. 노인들이 이 곳에서 골프와 당구를 결합해 놓은 게이트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이트장이 설치돼 있었다. 그들 모두 골프와 게이트볼로 인생의 활력소를 찾는듯 했다.

게이트볼은 T자형 스틱으로 볼을 쳐서 경기장 내 3곳의 게이트를 차례로 통과시킨 다음 골폴에 맞히는 운동이다.

이 중구노인복지관 게이트볼 동아리에는 42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일요일을 제외하곤 복지관 옥상에 설치된 게이트볼을 이용할 수 있다.

게이트볼은 당구와 골프를 조합한 듯하다. 당구공 같은 흰색과 붉은색의 공을 사용하고 자신의 공을 쳐서 다른 2개의 공을 맞히는 것은 당구와 비슷하고, 엄지를 감싸며 스텍을 잡는 방법은 골프채를 쥘 때와 비슷하다.

힘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간단히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운동이다.

여기다 장소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으며 경제적으로도 거의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걷기운동이 중심으로 이루어지나 섬세한 기술과 작전, 판단력 등도 필요하므로 경기를 하면 할수록 더욱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사회생활을 끝내고 노후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처음 스포츠 활동을 시작할 때 무리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시작한 스포츠가 오히려 건강을 헤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새로이 스포츠활동을 시작할 때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을 실시하여야 하며, 한 번에 큰 효과를 거두려고 하기 보다는 반복적으로 실시하여 꾸준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거에 잘했던 스포츠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므로 지나치게 실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중구노인복지관 서교일 사회복지사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취미여가 프로그램을 보다 많이 보급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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