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이 마지막 날 「약물 파동」까지 일으키며 최악의 대회라는 오명속에 막을 내렸다.

 유치과정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은 25일(한국시간)오전 10시45분 라이스-에클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거행된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열전을 모두 마무리했다.

 역대 최다인 78개국에서 3천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올림픽에서 독일은금메달 12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7개로 나가노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종합우승을차지했고 노르웨이(금11,은7,동6)와 미국(금10,은13,동11)이 뒤를 이었다.

 편파 판정의 억울한 피해자였던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금2, 은2개를 획득하면서 14위에 그쳐 92년 알베르빌올림픽이후 4회 연속 10위이내 진입이라는 목표는 좌절됐다.

 또 한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 외교력에 한계를 드러냈지만 스키점프와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10위 이내에 오르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논란속에 폐막식에 참석했던 선수단은 27일 새벽 4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해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전체 기록면에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8개의 세계신기록을 쏟아냈지만 공기 저항과 얼음표면의 마찰이 약한 고지대에서 작성됐다는 점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또한 심판들의 극심한 편파 판정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보이콧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던 이번 올림픽은 폐막 당일 약물 양성 반응자가 무더기로 나타나 충격을 안겼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취임이후 처음 주재한 이번 올림픽은 「전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마저도 크게 훼손된 대회라는 오점을남겼다.

 유치과정에서 「뇌물 스캔들」을 일으켰던 미국은 개막식을 자신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행사로 전락시켰을 뿐만아니라 지나친 홈텃세를 부려 세계 각국의 비난을받았다.

 이날 폐막식은 주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거대한 아이스링크 위에서 선수 입장과축하 공연, 올림픽기 하강과 다음 개최지인 이탈리아 토리노로 전달, 성화 소화 등의 순서로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선수단이 입장한 뒤 로게 IOC 위원장과 롬니 조직위원장,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함께 자리하면서 「미국의 음악」이라는 제목의 공연이 막을 올렸다.

 「미국의 음악」은 재즈(다이안 리브스)와 록(키스), 리듬 앤 브루스(어스, 윈드앤 파이어), 라틴 팝(글로리아 에스테판) 등 미국에서 유행하는 각종 장르의 유명뮤지션들이 출연했고 이들의 음악에 맞춰 역대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들이 빙판을 누볐다.

 이 공연에는 84, 88년 대회 2연패 주인공 카타리나 비트(독일)와 크리스티 야마구치(92년), 도로시 해밀(76년.이상 미국) 등 여자 싱글 우승자와 98년 올림픽 남자싱글 우승자 일리아 쿠리크(러시아), 4차례 세계선수권 우승자 커트 브라우닝(캐나다) 등 「왕년의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미국의 음악」이 막을 내린 뒤 개막식 주인공 「빛의 소년」이 참가 선수단의 국기를 이끌고 등장했고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와 차기 대회 개최국인 이탈리아의 국기가 게양됐다.

 이어 올림픽 깃발이 록키 앤더슨 솔트레이크시티시장으로부터 로게 IOC 위원장의 손을 거쳐 세르지오 참파리노 토리노 시장에게 전달됐다.

 롬니 조직위원장의 인사말 뒤 새로 IOC 선수위원에 뽑힌 4명이 소개됐고 로게 IOC 위원장의 폐막 선언, 올림픽기 하강이 끝난 뒤 「빛의 아이」는 「빛」을 다음 개최지인 토리노에서 온 10살짜리 소녀에게 건넸다.

 성가대의 합창에 맞춰 17일간 솔트레이크시티의 하늘을 밝히던 성화가 사그라지면서 잠시 어둠이 깔렸고 이후 선수들이 무대 중앙으로 초대된 가운데 팝스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록그룹 본 조비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이 막을 내리면서 솔트레이크시티 11곳에서 무려 1만개의 불꽃이 4분30초동안 밤하늘을 수놓은 가운데 4년뒤 토리노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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