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갯벌을 살리려는 성직자들의 삼보일배(三步一拜)가 5월 31일 서울시청 도착을 끝으로 65일간 800리 길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삼보일배의 3보는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 등 중생을 괴롭히는 3독을, 1배는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의 서원을 각각 상징한다.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한 종교계, 그리고 환경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삼보일배를 통해 새만금문제는 한국의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삼보일배의 참가자들이 보여준 65일간의 고통의 걸음이 헛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새만금사업에 대한 논쟁은 정부와 민간단체, 지역주민 사이에서 많은 혼란을 빚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4만"의 갯벌과 바다를 막아 갯벌을 영원히 사라지게 하고 생태계 내에서 정화작용을 맡는 갯벌을 매립하는 사업이다.

 이로인해 지난 26일에는 청와대앞에서 환경활동가들의 새만금 방조제 공사중단을 위한 소리없는 항의시위가 있었고 삭발식을 강행하는 등의 침묵시위도 일어나고 있다.

 1987년 시작된 새만금지구 간척사업이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었고 현재 2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에서 새만금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촉구하는 정책제안서 등이 계속 나오고 있다.

 우리는 96년 간척사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본격화 되었지만 시화호 오염 사건이 발생하고 사화호의 문제로 그 당시 정부는 식량안보를 위해 농지조성이 불가피하다며 새만금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계속 추진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 재추진이 결정된 후 쌀과잉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이후 새만금 간척사업 백지화를 위한 새만금갯벌살리기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볼 때 농지를 위한 새만금간척사업의 목적은 상실되었으며 노무현대통령은 새만금 신구상 기획단을 구성하여 새만금사업 목적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여 간척지의 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낳게 했다.

 경제성의 논리만으로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검토는 한계를 인정하고 학제간 통합연구를 통해 바람직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녹색연합이 지난 3월말부터 4월초까지 환경단체 및 지역 풀뿌리 환경운동가, 대학교수, 국책 및 민간환경연구소 연구원 등 환경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환경정책과 관련해 비관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현시점에서 명분 없는 간척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모색을 위한 합리적 방안 구상해야 한다.

 환경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이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세계에서도 희귀한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을 없앤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갯벌은 농토의 세 배 이상 생산성을 지닌 천혜의 보고로 재평가되고 있다. 어패류 산란장과 보육장 구실을 하며 육상과 해양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해준다. 갯벌을 보존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손실비용으로 포함시킬 경우 이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연구도 나왔다.

 환경을 보전한다는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새만금 간척사업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갯벌은 우리의 생명이며 갯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공간이며, 미래세대의 귀중한 자연유산이다.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좋은 갯벌을 보존한다는 것은 훗날 최대의 개발이었다는 것을 상기했으면 한다.

 진정한 용기는 과거의 잘못된 정책을 과감히 바꾸어낼 수 낼 수 있는 것이며 새만금사업에 대해 진정으로 용기있는 자들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