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전국체육대회­우리가 ‘金脈’]-8. 사이클 <끝>

작년 한국新 작성 강동진 불참
고등부 선수들 잇단 부상에도
선수들 메달 획득 열의 불태워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울산이 작성한 한국 신기록이 있다. 사이클 1㎞ 개인독주 종목에 출전한 강동진(울산시청)은 1분3초760을 기록하며 종전 한국기록이던 1분3초808을 갈아치웠다.

0.048초 차이로 새로운 기록이 탄생한 것이다. 열악한 사이클 인프라를 갖춘 울산에서 이 같은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울산시청 사이클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시간을 두고 메달색과 기록이 뒤바뀌다보니, 경기당일 컨디션은 메달 색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무척이나 사소한 것 하나가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짓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얼굴의 흉터를 수염으로 가리기 위해 사용한 발모제가 한국기록 보유자 강동진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사이클연맹으로부터 금지약물을 사용했다는 오명을 쓴 것이다. 울산이 낳은 사이클 스타 강동진은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울산시사이클연맹은 “울산에 사이클 팀이 탄생한 이후 최고의 위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강동진이 엔트리에서 빠진데다, 몇몇 고등부 선수들도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허리를 잔뜩 숙이고 온 힘을 다해 달리다보니, 자칫 방심하면 허리와 무릎 등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마음 편히 연습할 수 있는 장소도 없다. 전국체전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최근까지 선수들은 번듯한 경기장이 갖춰진 부산과 대구, 창원 등을 기웃거리며 눈칫밥을 먹었다. 선수들이 무더기로 감기몸살을 앓으면서 컨디션 또한 좋지 않다.

연맹의 ‘최대 위기’라는 표현은 적절하다 못해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과 마음은 밝다. 시련을 딛고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울산 사이클선수단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다시 도약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쥔 울산은 올해 목표를 약간 낮췄다.

금메달 1개를 목표로 삼았지만, 선수들의 열정에 따라 목에 거는 금메달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단체스프린트와 1㎞ 개인독주, 개인 스프린트가 울산이 노리는 메달권 종목이다.

울산시사이클연맹 임채일 회장은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거둔 관록이 있는 만큼,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이다”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당부했다.

차상은기자 chazz@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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