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5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에 따라 28일자로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 독립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총 24.84%(현대미포조선 보유지분 5% 포함)를 갖고 있었던 현대아산 지분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로 시장 매각이 어려워 계열분리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었으나 결국 현대아산에 무상증여키로 결정, 계열분리 요건을 어렵사리 충족시켰다.

 이로써 지난 2000년 소위 "왕자의 난"으로 촉발된 현대가의 그룹 분열은 2000년 9월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 소그룹 계열분리에 이어 이번에 정몽준 고문이 이끄는(지분율 11%) 현대중공업 그룹까지 떨어져 나가면서 법적으로 완전히 매듭짓게 됐다.

 현대중공업 그룹에 포함돼 함께 분리된 계열사는 현대미포조선,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모두 5개사.

 현대중공업은 이 가운데 현대미포조선 지분 27.68%, 현대기업금융 67.49%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현대기업금융은 또 현대기술투자 83.33%, 현대선물 60%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들 5개사의 자산은 지난해 6월말 현재 현대중공업 9조원, 현대미포조선 1조원 등을 포함해 총 10조8천억원으로 재계 서열 10위권 규모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지난 99년부터 5년간 계약으로 위탁경영하고 있는 삼호중공업(자산규모 1조3천억원)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현대중공업 그룹은 재계서열이 10위권 안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말 기준 현대중공업 계열 5개사의 총매출 규모는 8조5천억원이며 올해에는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조4천42억원의 매출과 5천3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현대석유화학, 고려산업개발 등 계열사 투자자산에 대한 손실 4천100억원 때문에 7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계열사로 인한 부실 요인과 위험부담을 모두 털고 새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 문제는 이미 예전부터 시장에 알려져 있었던 사안인 만큼 이번 계열분리 승인이 당장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 내지는 못하겠지만 기업의 투명성이 확보돼 장기적으로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계열분리 이후에도 고유 목적사업과 무관한 지분은 가급적 조기에 매각할 방침이며 게열사 지분 뿐아니라 다른 지분도 더욱 축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환기자 newsgu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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