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컬처스쿨 ‘동양철학에서의 義’
배병삼 영산대 교수
‘맹자’ 가르침 예로 들어 정치권력 정의 필요 강조

▲ 배병삼 영산대학교 교수가 14일 CK 아트홀에서 열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유교의 정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유교에서 의(義)란 무엇인가. 유교의 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에서 비롯된다고 배병삼 영산대 교수는 역설했다. 수치심과 증오심은 정의를 생산해내는 밑바탕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경상일보가 진행하는 제1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 21강 ‘동양철학에서의 義’가 14일 오후 7시 울산시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온 배병삼 영산대 교수는 정의가 요구되는 분야는 정치가 등 공공영역이라면서 그 예로 ‘맹자’에 나오는 양나라 혜왕의 사례를 들었다.

맹자를 맞이한 양나라 혜왕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어떤 방책을 갖고 오셨나요?”라며 인사말을 했다. 이에 맹자는 “하필왈리 인의이이의(何必曰利 仁義而已矣)”라고 답했다. 오로지 인의(仁義)가 있을 따름인데, 하필이면 이익을 말하느냐는 뜻이다.

맹자가 인의(仁義)를 강조한 것은 허황된 관념론자 또는 이상주의자여서가 아니다. ‘맹자’는 이어지는 문장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군주가 자기 이익을 앞세우면, 그 아래 대부(大夫)는 제 집안의 이익을 앞세우고, 그 밑의 사(士) 역시 제 몸의 이익을 앞세우게 마련이지요. 이익을 놓고 위 아래가 다투다 보면 끝내 그 나라는 위기에 빠지고 말 것이외다”

맹자는 일반 백성의 이익 추구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맹자는 “이익에 주밀한 사람은 흉년도 죽이지 못하고, 덕성에 주밀한 사람은 사악한 세상도 어지럽히지 못한다”고 말해 일반 백성의 이익 추구를 오히려 권장하고 있다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의를 저버린 군주에 대한 역성혁명과 관련해 맹자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성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탕왕이 폭군 걸을 추방하고, 무왕이 폭군 주를 쳤다는데, 신하가 임금을 시역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인을 쳐 죽인 자를 적(賊)이라고 하고, 의(義)를 쳐 죽인 자를 잔(殘)이라 하는데, 잔적(殘賊)한 인간을 홑사내(一夫)라고 부릅니다. 듣건대 ‘홑사내’로서의 주를 ‘처단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임금을 ‘시역했다’는 말은 들은 바 없습니다”

맹자는 이 대화를 통해 부정의한 정치권력은 전복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배병삼 영산대 교수는 ‘한글 세대가 본 논어’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풀숲을 쳐 뱀을 놀라게 하다’ ‘고전의 향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낸 바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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