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끝) 에필로그

▲ 노인들이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짐볼을 활용한 밸런스볼 운동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문수실버복지관 제공
끊임없이 전쟁에 시달렸던 로마인들의 기대 수명은 25세였고, 1900년 무렵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30세였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79.4세였다. 세계 평균 기대수명과 비교해 볼 때 한 세기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제 우리는 ‘수명 100세’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총 인구의 11.3%로 5년 전보다 24.4% 급증했다. 본격적으로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것이다.

울산의 고령인구 비중도 지난해 7%를 넘어섰으며, 2020년에는 13.3%, 2030년에는 25.5%로 전망되고 있다. (표 참조>올해 본보는 ‘울산, 고령화시대를 대비하자’라는 주제로 울산의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문제와 그에 따른 대안들을 제시해왔다.

매주 1회씩 복지와 의료, 체육, 교육, 일자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지역 노인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봤으며, 고령화사회의 바람직한 모델을 짚었다.

홀몸노인·일자리 문제 등 다방면 지속적 관심 필요
고령화사회 ‘건강한 노후생활’ 지역사회 머리 맞대야

◇고령화사회 진입…퇴직예정자를 위한 직종개발 필요

지난 5월30일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 인구부문 전수집계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시·도가 고령, 또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가 전체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울산은 전국 시·도 가운데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낮지만, ‘베이비부머 퇴

▲ 지난 9월 열린 제4회 토토시니어 페스티벌 본선 대회에 참가한 노인들이 댄스스포츠를 선보이고 있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울산에서도 이같은 여가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인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예정자’들이 3만3000여명에 이르고 있어 고령화사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울산지역 65세 이상 노인은 7만6800명이다.

울산발전연구원 김혜림 연구위원은 ‘100세시대 울산지역 중고령자 지역케어 전망과 일자리창출 방안’에서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이 대거 양산되는 2013년부터는 고령자 일자리에 대한 실질적인 제도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퇴직예정자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재취업 가능성을 확대하고, 단순노무를 넘어서는 새로운 직종개발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향후 3년간 주요 기업체의 퇴직예정자가 약 40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지의 사각지대 돌보기

홀몸노인이 증가한 것도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드러나는 주요한 문제점 중 하나다. 홀몸노인은 지난 2009년보다 20%정도 증가한 1만7816명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홀몸노인 2만명 시대를 맞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홀몸노인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 이상, 불안전한 주거 생활, 정서적 불안 등으로 고통받기 쉬운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지역 노인복지단체 종사자들은 “행정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홀몸노인들이 있다”면서 “노인들이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울산시와 지자체, 사회복지단체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지역 홀몸노인 등 1900명을 대상으로 17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는 혼자 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가사 지원과 활동 지원(일상생활)등을 실시하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로, 노인들의 생활실태를 점검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다양한 사회활동에서 건강한 노후 찾기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노후의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본보는 생활체육과 봉사활동, 재능나눔, 평생교육 등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노인들의 참여도를 이끌어냈다.

지역 내 노인들의 복지를 담당하는 노인복지관 뿐만 아니라 경로당과 5개 구·군의 주민자치센터, 노인대학, 복지관 등의 여러가지 여가프로그램을 알리고,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건강관리와 요가, 노래 춤 등 오락 분야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실버바리스타 교육과 한글교실, 노인 배드민턴 클럽 소개 , SNS교육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부문에 역점을 뒀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새로운 노인 여가 프로그램 개발에 치중하는 것보다 외로움을 겪는 홀몸노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여가 프로그램과 홀몸노인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노인문화사업을 활성화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치매, 자살, 노인학대 등 극복 시급

노인 우울증과 치매, 노인학대는 고령화사회에 어두운 단면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우울증 환자가 2000년 6만366명에서 2009년에는 약 20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울산지역의 노인자살률도 서울 57.5명, 부산 64.9명, 대구 60.9명보다 더 높은 76.4명이다.

춘해대학교 사회복지과 서화정 교수는 “자살의 가능성을 가진 고위험군 노인들이 지역사회와 유대관계가 좋아지면 예측된 자살률을 충분히 낮출 수 있고, 지자체와 노인복지관, 정신보건센터, 보건소, 경로당 등 다양한 기관들이 프로그램을 연계해 서비스 개발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치매와 노인학대 수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치매노인은 2010년 46만9000명에서 2011년 49만5000명으로 늘었으며, 노인학대 신고건수도 지난 2009년에 비해 2010년 44건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국내 노인 인구 중 50만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고, 2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뜻으로, 노인정신건강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고령화가 낳은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에 그쳐서는 안된다. 고령화 그 자체는 부정적인 일이 아니지만 인구구조의 변화는 사회 전반에 걸쳐 갈등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피할 수 없는 고령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문제를 극복해 대안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 추이 및 전망
연도 고령인구(명) 고령인구비율(%)
2000 339만5000  7.2 
2010 535만7000  11.0 
2015 638만1000  12.9 
2020 770만1000  15.6 
2025 976만8000  19.9 
2030 1181만1000  24.3 
2040 1504만1000  32.5 
2050 1615만6000  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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