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10억달러 이상 세계 갑부" 서열에서 전년의 312위에서 157위로 약진했다.

 포브스 최신호(18일자)가 평가한 이 회장의 재산은 25억달러 (한화 3조3천억원상당)로 전년의 16억달러에서 9억달러 가량 늘어났다.

 경기후퇴와 테러충격의 여파로 세계 갑부들의 재산이 축소돼 10억달러 이상 갑부가 전년의 538명에서 497명으로 줄어들고 합산 재산이 1조7천300억달러에서 1조5천400억달러로 감소한 상황에서 재산이 늘어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한국인으로는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19억달러로 225위에 올랐으며 아남산업 창업주의 아들로 아남반도체 미국 판매법인 암코테크놀로지(ATI)를 이끌고 있는 김주진 회장이 18억달러로 234위를 차지했다.

 신 회장은 지난 96년 이래 6년만에 처음으로 갑부명단에 올라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승자 6명 중에 뽑혔다.

 반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15억달러의 재산으로 293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2년 사이에 인터넷 거품이 빠지면서 770억달러의 손실을 봐 CNN 창업주 테드터너(97위·38억달러) 등 다른 4명과 함께 올해의 패자로 선정됐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528억달러로 전년보다 60억달러 가량 재산이 줄었지만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그 뒤를 전설적 투자가 워런 버핏과 독일 소매업 거부 칼-테오 알브레히트가 각각 350억달러와 268억달러로 2, 3위를 차지했다.

 MS 공동창업주 폴 앨런이 252억달러로 4위에 올랐으며 오러클 창업주 래리 앨리슨이 5위(235억달러)를 기록했다. 월마트를 상속한 월튼가 인사들이 각각 204억∼208억달러로 6∼10위 순위를 차지했다.

 올해 10억달러 이상 갑부 명단에서 빠진 인물 중에는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진 아메리카온라인(AOL) 타임워너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과 지난 1월에 파산한 글로벌크로싱 회장 게리 위닉 등이 포함돼 있다.

 40세 미만 10억달러 이상 갑부는 111억달러로 18위를 차지한 마이클 델 등 25명에 불과했으며 여성 중 최고갑부는 월마트를 상속해 205억달러로 8위에 오른 앨리스월튼이 차지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포브스지의 10억달러 이상 갑부 명단은 2월4일 현재 주가와 환율을 적용해 작성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인 갑부가 243명으로 전년의 272명에서 29명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인 갑부의 합산 재산은 1천111억달러로 집계됐다.

 뉴욕시장 선거에서 막대한 선거자금을 동원한 경제전문 통신 블룸버그의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는 재산이 44억달러로 1억달러 가량 줄어들었으나 순위는 10계단 상승한 72위를 기록했다.

 10억달러 이상 갑부 497명 중 260명은 재산의 일부나 전부를 상속받은 것이며 나머지는 자수성가한 갑부로 집계됐다. 또 갑부는 27명은 대학 중퇴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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