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국제고등학교 설립을 두고 울주군과 북구의 학교법인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고는 울산지역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돼 왔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백지화’가 거론될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기업이나 자치단체 등의 외면으로 학교 설립주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울주군과 북구의 학교법인은 각각 ‘공립’과 ‘사립’ 형태의 설립계획을 세우고 각각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울 주 군 - 설립비·부지 등 300억 규모 지원
        정부 재정부담 스스로 해결 의지

강동학원 - 국제중 인접 지역에 신설 추진
       중·고교 연계 체계적 인재양성

◇저렴한 학비 vs 설립·운영 부담 ‘제로’= 울주군은 ‘공립’으로, 북구 강동산하 도시개발사업 시행사가 주축이 된 강동학원은 ‘사립’으로 각각 국제고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현재 전국 6곳의 국제고 가운데, 5곳이 공립이고 1곳이 사립이다. 이들의 운영형태를 보면, 공립과 사립의 장단점을 가늠해 볼수 있다.

공립의 장점은 저렴한 학비다. 부산과 인천의 국제고 분기등록금은 약 35만원으로, 연간 140만원정도다. 반면 경기도의 전국 유일 사립학교는 분기당 100만원씩, 연간 4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립이 사립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기숙사 비용도 공립이 월 9만~10만원인데 비해, 사립은 월 40여만원에 달한다.

공립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울산지역 우수학생들의 타 지역 유출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사립은 타 지역 부유층 자녀의 쏠림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

사립의 이점은 학교 설립·운영 과정에서 정부나 교육청 차원의 재정 지원이 전혀 필요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공립형태로 건립되면, 정부와 울산시교육청이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국제고 설립에는 약 4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원활한 학교 설립·운영에는 자금력 있는 학교법인이 나을 수 있다.

또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것도 사립이 더 용이할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법인이 전문가나 명사 등을 곧장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 교원 확보는 전국의 우수인재 유치에도 유리하다.

◇파격 인센티브 vs 국제중과 연계성= 울주군은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 입장에서 공립의 경쟁력이 사립보다 월등하다고 판단, 유치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설립비 200억원과 운영비 50억원(5억원씩 10년간) 등 2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공립의 거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인 정부·교육청의 재정부담을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4만7653㎡ 규모의 서생면 영어마을 예정지도 학교부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울주군 관계자는 “250억원에다 학교부지 가치를 더하면, 지원규모는 300억원에 육박한다. 타 지역 공립 국제고 건립에 자자체가 통상 3분의 1정도 지원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센티브”라고 말했다.

반면 국제고 유치 준비에 착수한 강동학원 측은 후발주자의 도전에 괘념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국제고가 국제중학교와 연계된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법인은 당초 예정했던 국제중의 설립규모를 조금 줄이는 대신, 인접 부지에 국제고를 함께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동학원 관계자는 “국제중과 국제고가 연계되면 교육 효율성이 높아져 체계적인 인재 양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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