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업센터 50돌 기념주간 성료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맞아 울산이 국부의 원천임을 자부하며, 미래 100년의 영광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찬 도약을 다짐한다.”(울산도약 제2선언문 중)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울산시는 ‘근대화 50년! 새로운 도전 100년’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 기념행사를 다양하게 펼쳤다.

4개 분야 17개 사업에 44억600만원을 들인, 울산지역 단일행사로는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울산도약 제2선언문 내용처럼 울산공업센터 50주년의 의미를 새기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민들의 참여 및 공감대 형성과 미래 100년 울산을 위한 구체적 어젠다 도출 등에서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간 단일규모 최대행사

17개 사업 울산 홍보 성공

시민·기업 참여행사 부족

미래 어젠다 제시도 미흡

◇공업도시 50년 공감대 형성 ‘절반의 성공’

박맹우 시장은 “이번 기념행사에서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위해) 우리가 했던 역할을 알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서 울산이 했던 일을, 울산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시는 울산공업센터 50주년과 지자체 최초의 연간수출 1000억달러 달성을 경축하는 현수막과 홍보탑을 주요 관공서와 도로 등 시민 접근성이 높은 곳에 내걸고 공업센터 50주년의 의미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시청 주변에 미래 100년의 번영을 기원하며 기업체의 기(旗) 100개, 공업탑·신복로터리에는 50주년을 기념해 각각 50개의 기업체 기를 내걸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50년전 울산공업센터 지정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일어난 기적과도 같은 경제성장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긴 했으나 산업수도에 대한 긍정적 자긍심을 심어줄만한 행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인공이 돼야 할 시민과 기업체 종사자들의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노사정 한마음 등반대회, 조국 근대화 투어 등 눈에 띄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다중이 참여할 수 있는 2건의 공연은 내용면에서 공업센터 50주년과의 연관성이 떨어져 기념행사로 인식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KTX울산역에 설치한 기념 조형물 번영탑이 ‘고래’ 형상인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울산행사에 만족…미래 100년 어젠다 제시 미흡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등 정부 행사로 진행됐지만 “울산만의 잔치로 끝난 한계를 보였다”는 것이 시민들의 지적이다. 정부 인사 외 허남식 부산시장을 제외하곤 타 지역 인사의 참석은 물론 축하 여부도 전해지지 않았다. ‘울산이 했던 일을 국민들이 알기’에는 미흡했다는 말이다. 다만 울산 해외자매·우호도시 관계자들이 울산을 방문해 축하하고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공업센터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울산의 미래 100년을 위한 어젠다가 제시될 지 여부였다.

시는 울산도약 제2선언문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근본으로 삼아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양하여 울산을 세계에 우뚝한 산업수도로 만든다. 자율과 창의로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고 모든 시민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는 정의로운 문화 복지 도시로 만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의 실현을 위한 방안 등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울산미래 발전방향 국제심포지엄 등 행사를 통해 울산의 산업전망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정도였다.

반면 “우리나라 선진화에도 가장 큰 기여를 하겠다” “울산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울산에서 세계로 뻗어나가자”는 상징적 수식어만 이어졌다.

한 시민은 “상징적 수식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산업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부문별로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다각적인 방안 모색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