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수업 전면시행…학교가 바뀐다
(상) 시행 코앞인데 “학교는 아직도 준비중”

개학 10여일 앞둔 현재
수요 조사 마무리 안돼
3월 둘째주부터 정상화

작년 시범학교 주말교실
참여율도 20%수준 그쳐
‘나홀로 학생’ 참여 절실

◇시행 열흘전…‘학교는 여전히 준비중’= 봄방학이 시작됐고 3월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까지 평일 시간표나 놀토 프로그램이 안내되지 않은 학교가 많아 초등학생을 둔 가정을 중심으로 맞벌이 부모의 걱정이 크다.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개설하면 좋을지에 대한 수요조사가 지금껏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학교의 이같은 수요조사는 3월 첫째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주5일 수업제는 3월 둘째주부터 운영된다. 3월 첫째주는 학교별로 1회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처지다.

부모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초등학교 4학년을 둔 박모씨(여·38)씨는 “지난해 놀토에도 학교봉사 외엔 보낼 때가 마땅치 않아 집에 홀로 둘 때가 많았다”면서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둔 직장인 김동언(41)씨도 주5일 전면시행이 마냥 달갑지 않다. 맞벌이 부부로 토요일도 일터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5일제는 환영하지만 대안이 없어 당황스럽다”며 “주5일제로 바뀌면서 어떻게 할지에 대해 학교에서 전달받은 게 없으며, 학교가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할지 수요조사도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맞벌이 부부인 이모씨는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주5일 수업 시범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 운영하는 토요일 프로그램에 아이를 참여시킬지 고민이다. 지난해 시범운영 기간 학교운영 프로그램에 참가시켜 봤지만, 딸이 영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들은 대체로 수업일수를 195일로 잡고 여름방학과 학교 자율휴업일을 대폭 줄여서 수업시수를 확보하는 쪽으로 시간표를 짜고 있다

◇‘나홀로 학생’…대책 ‘글쎄’= 지난해 주5일 수업제를 시범운영한 A초등학교의 토요일 학교 프로그램 학생 참여율은 21%다. 학교는 토요 스포츠 교실을 비롯해 ‘주말 독서교실’ ‘토요 돌봄교실’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러나 정작 주5일 수업으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나홀로 학생’들 중 일부는 학교를 외면했다.

이 학교의 토요 프로그램운영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미참여 학생(78%)중 13%는 토요일 오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 있다고 답했다.

이는 주5일 수업으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나홀로 학생’에 대한 교육당국의 대책이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54%는 주로 가족들과 여가를 보냈고 취미나 특기활동(15%), 학원(8%)을 다니거나, 공공도서관(4%) 등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학교마다 10~15개 정도씩 주5일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참여학생이 적어 프로그램이 절반 정도 감소한 학교도 발생했다.

보다 많은 학생들을 학교 프로그램으로 유입할 수 있는 실질적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이 뒷받침 되어야 주5일 수업제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초 모든 학교에 대해 주5일제 토요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추진계획을 받았다”면서 “이달 말 학부모와 지자체, 학교장을 상대로 이같은 세부계획을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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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울산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된다. 지난해까지 격주로 적용되던 ‘놀토(쉬는 토요일)’가 모든 토요일로 확대되는 것이다. 평일에 수업시수가 조금 늘어나는 등 학업형태도 바뀌고, 가정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초등학교 7곳과 중학교 5곳 등 12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주5일 수업을 운영해 왔다. 시범운영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과 학교와 지자체의 역할 등을 2차례에 걸쳐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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