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우호·협력도시...일본 구마모토 방문기

‘정령지정도시’ 승격 마라톤 대회
울산시도 방문단 파견 기쁨 나눠
짜임새 있는 행사·시민성원 눈길

‘와쿠와쿠(WAKUWAKU·마음이 설레다) 도시’, 일본 구마모토(熊本)시가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 승격으로 한단계 도약했다. ‘정령지정도시’는 광역자치단체인 현(縣)에 속하면서도 생활·복지 관련 사무 등에서 일부 자치권을 갖는다. 우리나라 도에 속하는 시가 자치권이 없는 행정구를 갖는 것과 비슷하다.
▲ 제1회 구마모토시 마라톤 대회에는 2개국 3개 도시 축하방문단 등 국내외에서 1만여명이 참가해 구마모토시의 정령지정도시 승격을 축하했다.

구마모토시는 정령지정도시 승격을 기념한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며 우호·협력도시인 울산시를 초청했다.

이달 초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 기념행사에 구마모토시가 축하 방문한데 대한 답방과 15년 전 광역시 승격의 감격의 여운이 남아있는 울산시도 흔쾌히 축하 방문단을 파견했다.

정령지정도시 기념 ‘제1회 구마모토성 마라톤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울산시방문단(단장 김종무 울산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18일 전야제 및 19일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등 교류를 통한 양 도시간 우의를 다졌다.

19일 펼쳐진 구마모토성을 결승점으로 시내를 종주하는 마라톤대회에서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4㎞, 30㎞, 풀코스(42.195㎞)를 함께 뛰며 정령지정도시 승격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마라톤대회에는 울산 등 2개국 3개 도시와 일본 내 타 도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대회에 앞선 전야제에서 만난 코우야마 세이시(45·幸山 政史) 구마모토시장은 “정령지정도시 승격은 구마모토시가 명실상부 타 대도시와 동급으로 올라섬을 의미한다”며 “단절의 의미가 있는 성곽(城廓)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 (생각 속의)성을 허물어 모두가 하나되어 발전하는 정령지정도시 구마모토시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일본 구마모토시 정령지정도시 승격을 기념해 울산방문단의 일행으로 지난 19일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42.195㎞를 완주한 배달식(왼쪽) 국민생활체육 울산시육상연합회 회장과 김부순 부회장.
그는 “100년 전 일본의 유명 마라토너가 구마모토시 출신임을 기념해 정령지정도시 승격 기념행사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성공적인 대회로 마라톤처럼 쭉쭉 뻗어나가는 모두가 소통하는 도시 구마모토시를 보아 달라”고 말했다.

정령지정도시 승격을 축하하는 시민 축제의 장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는 첫 대회임에도 짜임새 있는 행사 구성과 시민들의 참여와 성원이 눈에 띄었다.

이번 대회 방문단의 일행으로 42.195㎞를 완주한 배달식 국민생활체육 울산시육상연합회 회장은 대회 이후 환송연에서 “첫 대회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끄럽게 대회가 진행되고 시민들의 성원과 참여도가 높은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구마모토시=큐슈(九州)의 중앙 구마모토현의 남서부에 위치하는 인구 72만여명의 도시다. 일본 제일의 지하수와 시민의 열정, 풍요로운 자연을 매력으로 간직한 목가적인 도시다.

동쪽은 활화산인 아소산(阿蘇山) 기슭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홍적대지(洪積臺地)를 이루고 있고 서쪽은 아리아케해(有明海)에 면하는 분지상의 지형을 이루고 있다.

시의 기원은 5세기이나 17세기 초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구마모토성을 축성한 이래 250여년 동안 성도시로 발전했다. 큐슈 육상교통의 십자로에 해당된다. 2011년 3월 신칸센이 개통되면서 도시 브랜드 와쿠와쿠 도시 구마모토를 슬로건으로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울산시와 인연은 2005년 10월 울산문화방송(MBC)과 구마모토방송(RKK) 간 우호교류 각서를 체결한 이후 2010년 4월 구마모토시와 우호협력도시 협정을 맺었다.

■ 가볼만한 관광지
쥐조차도 기어오를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

△구마모토성(熊本城)

오사카 성, 나고야 성과 함께 일본의 3대 명성(名城)중 하나다. 약 7년간의 대공사로 1607년에 완공됐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 침공을 진두지휘한 가토 기요마사가 조선식 축성술 지식을 바탕으로 지었다.

성벽의 아랫부분은 완만하고 위쪽은 휘어져 있어 보병은 물론 쥐조차도 기어오를 수 없게 돼 있다.

구마모토시가 이번 마라톤대회에 구마모토성을 결승점으로 한 것은 난공불락의 요새를 점령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성은 1887년 메이지정권 출현으로 파괴된 뒤 1960년부터 2008년까지 재건된 것. 정상에 세워진 성의 넓이 76만㎡, 둘레가 5.3km, 외곽길이 9㎞로 3개 건물, 2개 덴슈카쿠(天守閣), 49개 탑, 18개 누각, 29개 성문, 적의 포위에 대비한 120개의 우물이 있다.

구마모토성에 오르면 시내를 조망할 수 있으며 특히 봄철이면 수백년된 벚꽃이 구마모토 성 주위를 둘러싸 장관을 이룬다.

세계 유일의 활화산 푸른빛 마그마 장관

△아소산(해발 1592m)

큐슈에 있는 전형적인 복식화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칼데라(caldera)를 갖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활화산의 분화구를 구경할 수 있는 나카다케(中岳)에서 푸른빛을 띠는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아소 쿠사센리(草天里)는 ‘천리에 걸쳐 넓게 펼쳐진 초원’으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아소 화산을 배경으로 두 개의 작은 호수 주위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과 소 떼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옛날에는 화산의 분화구가 있던 자리였다.

슬픈 역사 간직한 ‘일본 속 울산’의 흔적

△울산마치(蔚山町)


울산의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1965년 신마치(新町)로 마을 이름이 변경돼 현재는 노면전차 정류장과 버스정류장만 남아 있다.

가토 기요마사가 구마모토의 영주였던 시대에 작성된 ‘구마모토 야시키와리 시타에즈’에 울산마치(울산사람들이 살던 마을)로 기재돼 있는 것을 보면 임진왜란(1592년)과 정유재란(1597년) 후 울산사람들을 데리고 와 정착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태평양 전쟁 전에 이곳에서 좀 떨어진 이께다마치(池田町) 신사(神士)를 오르는 칸칸사가(かんかんさが) 길(150m)을 낸 사람들이 강제징용 온 울산사람이라는 설도 전해온다.

먹을 거리로는 구마모토 라면과 말회 및 말내장, 겨자연근, 이키나리 경단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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