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체험장 2마리 추가구입

■ 남구청 입장은
23시간 수송 끝 울산 입성
적응 거친 후 6월 말 공개
고래관광 활성화 기대

■ 환경단체 주장은
남구청, 연구용 쿼터 이용한
돌고래 포획사업 폐기해야
개체 복원에 초점 맞춰야

울산에서 돌고래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돌고래 관광과 연구를 활성화하려는 ‘남구청’과 이를 반생태적 행위로 보는 ‘환경단체’ 간 대립이다.

▲ 22일 오전 일본 다이지에서 비행기편으로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이송된 돌고래 2마리가 보조풀장에서 유영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남구청은 지난 21일 아침 7시 일본 혼슈(本州) 와카야마(和歌山)현 타이지(太地)정을 떠난 돌고래 2마리가 22일 아침 6시 울산 남구 장생포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2마리 모두 암컷으로, 각각 5살과 6살이다. 돌고래 1마리의 몸값은 1억원가량이다.

수송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돌고래들은 다시 컨테이너로 갈아타고 울산으로 향했다. 수송팀은 몸 크기에 맞춘 상자에 돌고래를 넣고 익사하지 않도록 물을 절반만 채웠다.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젖은 거즈를 덮어주고, 수시로 물도 뿌려줘야 했다.

수송 과정에서 중력과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정제와 항생제 등을 주사하고, 얼음을 이용해 수온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육로 수송을 위해 진동이 없는 컨테이너를 준비했고, 간간이 휴게소에 들러 돌고래의 상태를 체크하기도 했다.

남구청은 새로 온 돌고래들을 고래생태체험관 옆에 별도로 만든 보조풀장에 넣어 3개월가량 적응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6월 말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으로 옮겨 기존 3마리의 돌고래와 함께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 수족관에는 지난 2009년 10월 일본에서 들여온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가 살고 있다.

▲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사)한국동물복지협회는 22일 울산 남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청의 돌고래 포획사업 폐기를 촉구했다. 김경우기자

김두겸 남구청장은 “고래생태체험관의 주인공인 돌고래의 입성을 축하하며, 장생포 고래관광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기존 돌고래들처럼 새로운 가족이 된 돌고래들의 이름을 공모하고 명예주민등록증도 발급해 남구민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울산환경운동연합과 동물자유연대는 남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청은 울산을 제2의 일본 타이지로 만들려는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두겸 청장은 고래연구소가 정부로부터 받은 포획 쿼터를 활용해 불법 고래포획자들과 함께 돌고래를 잡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밝혔다”면서 “150마리 중 연구용이 아닌 고래는 전시용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언으로, 돌고래 포획이 전시와 동물쇼를 위한 용도라는 점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적으로 고래연구가 서식지와 분포도 등 생태학적 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연구목적도 멸종위기인 고래의 개체 수를 복원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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