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 정상회의 평가·성과

핵테러 방지
서울 코뮈니케 ‘선언’ 넘어 ‘실천’
핵물질 제거·최소화 구체적 제시

국격 제고
참가 53개국, 세계 인구 80% 대표
글로벌 거버넌스 선도 국가로 우뚝

北문제 공감대
중·러 ‘북한 로켓 발사 제재’ 동의
美 “도발-보상 악순환 고리 끊겠다”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0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는 ‘글로벌 코리아’의 국격을 한껏 높인 외교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회의를 통해 선언적 의미에 그쳤던 워싱턴 핵 정상회의 코뮈니케를 한 단계 높여 ‘실천’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면서, 핵물질의 제거 또는 최소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들이 나오게 된 것은 의미있는 수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세계 2대 화약고로 불리는 한반도에 북한의 김정은 체제 등장이후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가 한반도 평화 안정에도 상당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와 맞물려 발표한 ‘광명성 3호’ 로켓 발사계획에 대해 미국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적 우방들 조차 ‘우려’를 표명하면서 로켓 발사를 제재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확산된 것은 바라던 바 이상의 소득으로 볼 수 있다.

또 국격 제고에서도 큰 성과를 얻었다.

세계를 움직이는 58명의 지도자들이 핵안보라는 주제 아래 서울에 집결한 것 자체가 한국이 ‘글로벌 거버넌스’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53개국은 전세계 인구의 80%, 전세계 GDP의 90%를 대표하고 있어, 지구촌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G20 정상회의로 세계 경제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데 이어 국제안보 분야의 최고위급 포럼인 핵안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은 세계 외교무대의 변방에서 중심국으로 우뚝서게 됐다는 것이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 폐막직후 가진 의장 기자회견에서 “핵안보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는 내 평가가 아니라 오신 분들이 한 것이다”며 “이제 우리는 핵 없는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 고립 효과도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한데 묶어 냈다는 점이다. 북한 문제는 이번 정상회의의 정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반기문 총장을 비롯한 일부 정상들이 공식 회의석상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외대 특강에서 ‘도발-보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놨고, 2·29 베이징 합의에 따른 식량지원 문제도 재고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대북 압박을 최고 수위로 높였다.

핵테러 방지에 대한 성과도 컸다. 회의에서 채택된 서울 코뮈니케는 2년 전 워싱턴에서 시작된 핵안보정상회의의 프로세스를 실천의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2013년 말까지 HEU 이용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자발적으로 발표키로 한 것과 핵안보 관련 국제협약 가입, 2014년까지 개정 핵물질 방호협약 발효 추진, 핵안보교육 훈련센터 설립 등 핵 테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실천’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로 평가받고 있다. 김두수기자

美-中-日 ‘北 로켓발사 저지’ 공동협력키로

노다 총리 “강력한 성명 나오길”

미국과 중국, 일본 정상이 북한의 로켓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협력키로 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 중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27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과 협력해 북측에 로켓 발사를 강행하지 않도록 강력히 촉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관리들이 전했다.

이에 후 주석은 중국 역시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이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관리들이 말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으며 노다 총리는 올해 양국 관계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우호관계를 다져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 북한이 로켓발사를 포기하도록 하는데 공동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노다 총리는 앞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북한이 로켓 발사를 자제하도록 촉구하는 강력한 성명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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