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살을 같이 나눈 사이.

골(骨)은 ‘뼈’ ‘요긴하다’ ‘꼿꼿하다’ 등의 뜻을 지닌 한자입니다. 글자 모양은 뼈를 나타내는 부분과 살(月)을 나타내는 부분이 합해진 형상입니다. 글자에서 月을 뺀 부분이 ‘살 발라내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의 형상입니다. 살을 발라냈으니 뼈만 남은 것이지요. 그리고 월(月)은 여기서 고기 육(肉)의 뜻입니다. 그러니 골(骨)은 뼈에 고기가 조금 붙은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갈비처럼.

골격(骨格)이 곧고 뚜렷한 사람도 있고 병이 든 사람처럼 약골도 있지요. 이렇게 골격을 살펴 그 사람의 인상을 파악하는 것을 골상(骨相)이라고 합니다. 선골(仙骨)은 선풍도골(仙風道骨)을 말하는데 ‘신선의 풍모와 도인과 같은 기골’이라는 뜻입니다. 신라 때의 성골(聖骨) 진골(眞骨)도 타고난 혈통으로 정해졌지요.

혈육(血肉)이라는 말이 있듯이 골육(骨肉)이라는 말이 있지요. 뼈와 살이 골육인데 여기에 친(親)이 보태지면 골육지친(骨肉之親)이 됩니다. 부모 형제 자매가 가장 가까운 피붙이이지요.

골동(骨董)이라는 말은 ‘가치있는 물건으로 오래된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자질구레한 것을 한데 섞은 것’이 본래의 뜻입니다. 요즈음 유행되는 한국의 대표음식인 비빔밥을 골동반(骨董飯)이라 하는데 그 말도 골동에서 나왔습니다. 골동면(骨董麪)은 비빔국수지요.

마골(馬骨)이라는 말이 통감에 나옵니다. 말의 뼈를 말합니다. 매마골(買馬骨)이라 하면 ‘말의 뼈를 사다’라는 말입니다. 왕의 심부름으로 천리마를 구하러 나갔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천리마는 없고 대신에 죽은 천리마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것을 천금을 주고 사왔습니다. 왕이 크게 노했지요. 죽은 천리마를 뭐에 쓰냐고 말입니다. 그는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죽은 말도 천금으로 샀는데 살아 있는 천리마야 말할 게 있겠습니까. 곧 많은 천리마가 올것입니다 했지요. 과연 1년 안에 천리마가 세 마리나 당도했다고 합니다.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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