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단행했던 간부 6명에 대한 숙청을 취소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선노동당 지도부에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제1비서가 지난 2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숙청된 인민보안부 간부 등 최소한 6명에 대한 처분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의하면 김 제1비서는 김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 스파이죄로 고발돼 총살형이 확정된 공안기관인 인민보안부 제1부국장에 대해 숙청 이유가 합당치 않다며 형을 파기하고 명예를 회복시켰다.
 형이 취소된 인민보안부 제1부국장은, 자신이 스파이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과거 죄가 없는 사람을 스파이로 적발한 적이 있는 만큼 총살형에 상당한다는 반성문을 상사에게 냈다.
 이를 보고받은 김 제1비서는 재조사를 지시했고, “과도한 충성심에서 죄 없는 인민을 적발했지만 스스로 스파이 행위를 한 흔적은 없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총살형을 파기했다는 것이다.
 김 제1비서는 이런 식으로 재교육과 지방 좌천 등의 처분을 받은 10여 명에 대해 재조사를 명령했고, 인민보안부 제1부국장을 비롯해 적어도 6명에 대한 처분이 취소됐다.
 마이니치신문은 공포로 통치했던 부친인 김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 제1비서는 ‘자애’를 내건 통치로 구심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당 간부 사이에서 인기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엔 독재체제 유지와 반란·폭동을 억제하기 위해 주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스파이와 적대자 적발에 힘을 쏟았으며, 이는 김 국방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이제강(2010년 6월 사망)이 주도했다.
 이제강과 관계가 깊었던 당 간부는 그가 사망한 뒤 집무실에서 대량의 결재서류가 발견됐으며, 대부분이 총살 등 과격한 처분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전역에서는 이제강에 대한 비판이 분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김정은이 자애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지도자로서 실적이 부족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공포 통치를 한 김정일의 ‘유훈 관철’에서 일탈한 것이어서 권력승계의 정통성이 부정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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