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은 3일(현지시간) 자신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의회로 연결된 전화통화를 통해 도움을 호소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천광청은 이날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의 청문회를 주재한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만나고 싶다”면서 “그로부터 더 도움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미국으로 가서 쉬고 싶다”면서 “나는 10년간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고 전한 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 어머니와 형제의 안전으로,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휴대폰 통화는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재미 반중(反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대표 푸시추(傅希秋)에 의해 성사됐다.
 천광청은 중국어로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밝은 목소리로 소상하게 밝혔으며, 푸시추 대표가 현장에서 즉석 통역을 했고 그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됐다.
 천 변호사는 산둥(山東)성에 체류하고 있는 자신의 딸이 현재 학교도 못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스미스 의원은 천 변호사에게 “현재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 가운데 당신을 알고 있는 증인(활동가)들이 있으며, 그들이 당신과 가족들의 안녕을 절박하게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 의원은 현재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미중 전략경제대화(3∼4일)에 참석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천광청 변호사가 미국 대사관 체류기간에 그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천 변호사가 머물고 있는 병원을 직접 방문해 만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푸시추 대표와 소피 리처드슨 휴먼라이츠워치 중국담당, T. 쿠마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국장, 레기 리틀존 ‘국경없는 여성인권’ 대표, 천 변호사와 동향(산둥성) 출신으로 중국 당국의 박해를 피해 미국에 온 왕 쉐전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편,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했던 천광청이 중국 병원으로 간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결국 그의 신변이 위험에 처했다는 미국내 비난여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밋 롬니 전 매세추세츠 주지사는 이날 천광청 논란과 관련해 ‘치욕적인 날’이라고 규정하며 오바마 행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롬니는 천광청이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최근 언론보도 내용을 거론하면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이에 따라 클린턴 국무장관이 천광청 변호사가 머물고 있는 베이징 소재 병원을 방문할 가능성과 이후 그의 미국행 여부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자칫 이번 사태가 미중 관계는 물론 인권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대선 쟁점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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