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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특집
[기획]수천 길 낭떠러지 따라 ‘구름 위로 떠나는 산책’영남알프스, 대한민국 대표 산악관광지로 도약한다
(4)벼랑으로 내몰리는 트래킹의 재미, 중국 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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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1  2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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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대협곡의 트래킹 장면. 절벽에 나선형으로 붙은 계단을 따라 발치만 바라보며 걷다보면 어느새 시선은 멀리 황산의 절경으로 향해 있다.  
 
‘오악에 오르니 모든 산이 눈 아래 보이고, 황산을 오르니 오악조차 눈에 차지 않는다.’(五岳歸來不看山, 黃山歸來不看岳.)

황산을 소개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구다. 중국 명대의 지리학자 서하객(徐霞客·1586~1641)이 황산을 둘러보고 이처럼 표현했다고 한다.

황산 방문에 앞서 자료를 수집하면서 이 문구를 접했었다. 명산을 구경한다는 기대감과 함께 괜한 호들갑을 떤 것은 아닌지 직접 확인하리라는 삐딱한 오기도 생겼던 기억이 난다.

직접 황산을 확인하고 내린 결론은, ‘당대의 학자가 거드름을 피울 만 했다’는 것이다. 기묘한 산세를 구경하는 재미는 물론,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트래킹은 짜릿했다.

■ 영화 ‘아바타’의 배경 황산
탕커우서 셔틀버스로 20분 오르면
케이블카 출발하는 운곡에 도착
짙은 안개 사이 펼쳐지는 기암괴석들
五岳(오악) 내려다보는 장엄한 면모 드러나

■ 서해대협곡 트래킹
절벽에 나선형으로 붙은 아찔한 통로
두명 동시에 지나기도 힘든 계단 따라
발치 바라보며 힘겨운 걸음 옮기다가도
어느새 시선 휘감은 운해속 절경 향해

◇기암괴석과 소나무의 절묘한 조화

“황산에 간다고 해서 황산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황산으로 향하는 길에 현지 가이드는 다소 불길한 말을 했다. 날씨가 도와야 한다는 뜻이었다. 짙은 안개가 방해할 경우 절경을 볼 수 없고, 또 적당한 운해가 없어도 그 감동이 떨어진다 했다.

굳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후자 쪽이겠지만, 취재진이 찾은 5월13일의 황산은 짓궂은 안개에 시달리고 있었다. 황산은 연중 200일 이상 안개에 싸여있다.

산행은 탕커우에서 올라 탄 셔틀버스에서부터 시작됐다. 약 20여분간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운곡에 도착했다. 황산 정상부로 향하는 케이블카는 운곡, 옥병, 태평 등 3곳에서 운행되는데, 이 중 운곡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알려져 있다. 물론 케이블카를 마다하고 걸어서 오를 수도 있지만, 돌계단을 밟으며 3~4시간 동안의 산행을 각오해야 한다.

버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면서, 머릿속에서 절망과 희망이 몇 차례나 자리를 바꿨다. 앞이 안보일 정도의 짙은 안개에 넋을 놓았다가, 잠깐 안개가 물러나고 황산 특유의 산세가 펼쳐질 때는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 짙은 운무를 뚫고 운곡에서 황산 정상부를 오가는 케이블카.

사진으로만 보던 기이한 절벽과 소나무는 케이블카 안에서 처음 접할 수 있다. 또 그 풍경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영화 ‘아바타’에서 먼저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알려진 대로 황산은 전 세계적 히트작인 아바타에 영감을 주고, 실제 배경으로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전에는 또 다른 명작 ‘와호장룡’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서로 다투며 하늘로 올라가려다 그대로 굳어버린 듯한 기암괴석은 생경한 느낌을 선사한다. 그 치열한 수직의 다툼에도 아랑곳 않고, 아슬아슬하게 뿌리를 내리고 제 모습을 뽐내고 있는 소나무도 대단했다.

케이블카로 15분여를 올라 북해지구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푼 뒤, 곧장 서해대협곡으로 향했다. 깎아지른 절벽에 설치된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는, 사진으로 이미 유명한 그곳이었다.



◇벼랑 끝에서 절경에 취하다, 서해대협곡

황산의 관광사업은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국가 주석인 등샤오핑이 황산을 시찰한 후 “이 훌륭한 관광자원을 널리 알리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72개의 봉우리와 넓은 호수 2개, 폭포 3개 등 자연조건이 뛰어나다. 3대 주봉인 연화봉(1860m), 광명정(1840m), 천도봉(1810m)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최고의 구경거리로는 ‘서해대협곡’이 꼽힌다. 서해대협곡은 황산의 아름다움과 아찔함을 모두 담은 곳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절벽에 나선형으로 아슬아슬하게 붙은 계단(잔도·棧道)이다. 2명이 동시에 지나기 힘든 좁은 바닥과 채 허리까지도 오지 않는 낮은 난간이 전부다. 절벽에 수평으로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얄팍한 콘크리트 계단을 붙였을 것이다. 그 결과 발을 딛고 선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절벽에 바짝 붙어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게 마련이다. 때때로 그 난간이 가팔라서 가벼운 현기증이 일기도 했다.

이런 아찔함을 더욱 곤란하게 하는 것은 서해대협곡이 품은 황산의 아름다움이다. 기암괴석과 소나무, 그들을 휘감은 운해는 자꾸 시선을 빼앗는다. 발아래만 보며 힘겨운 한걸음을 옮기기도 바쁜데, 자꾸 걸음은 멈춰지고 어느새 시선은 멀리 던져져 있다.

흔히 황산의 모습이 수묵화에 비유되고는 하지만, 서해대협곡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 이상의 표현을 떠올리기 어렵게 했다. 산을 보고 수묵화를 그린 것이 아니라, 수묵화를 참조해 산을 만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글= 허광무기자·사진= 김동수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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