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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특집
[기획]산업박물관서 뛰놀며 창의적 사고 자연스레 터득파리·발렌시아에서 ‘산업관광’을 배우다
5. 프랑스 파리 라빌레트 과학관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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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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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파리라고 생각하면 도시의 옛 길과 건물이 고스란히 간직된 풍경을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구석구석에는 실험적이면서 새로운 시각을 도입한 많은 현대건축물들도 자리잡고 있다. 파리 북동쪽 19구 라 빌레트(La Villette) 공원과 그 속의 라 빌레트 과학관은 문화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흔치 않은 첨단 디자인 건축물을 보여줬다.

■ 도축장 위에 들어선 과학관
1982년 도시 재개발 위해 건축 공모
피비린내 씻어내고 창의교육 장 건설
전시물 마음껏 만지며 과학과 친해져

■ 라 빌레트 인기 비결은
일정한 간격 두고 전시내용 교체
매달 다양한 기획전 학습효과 뛰어나
재관람률 높아 각종 회원권도 인기


◇라 빌레트 과학관의 탄생

파리 외곽이었던 이 곳은 1970년대까지 도축장이 들어서 있었다. 1982년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곳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국제공모전이 열렸다. 41개국, 805그룹의 건축가 집단이 참여했고, 60년대 이미 파리 퐁피
   
 
  ▲ 흐릿하게 보이는 둥근 지붕이 3D영상관인 ‘라 제오드’. 그 오른쪽에 파란색 철 구조물이 있는 과학관 본관 건물이 보인다.  
 
두센터 설계로 유명해진 리처드 로저스 등이 심사를 맡았다. 프랑스 출신 스위스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는데, 당시 추미는 대표작이 없을 정도로 이름 없는 건축가였고, 런던의 건축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론가에 불과했었다.

아이들과 함께해 온 교사 당선자는 피냄새 진동하는 도살장의 흔적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 대신 나무가 우거지고, 작은 운하가 지나며,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배우는 창의교육의 장을 제안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라 빌레트’(La Villette) 과학관은 1985년 영화관으로부터 출발해 해를 거듭할수록 십 여개의 전시장을 두루 갖춘 복합관으로 커져갔다. 단순한 과학체험이 주축이던 파리 도심 ‘데코베르트’(발견의 전당·1937년 개관)를 확대편성한, 말하자면 ‘종합과학기술산업박물관’이 된 셈이다.



◇영화관, 과학실, 놀이터, 도서관

라 빌레트 과학관과 라 빌레트 음악당은 라 빌레트 공원의 남과 북 대척점에서 세워져 있었다. 소통이 잘 안됐는지 택시 기사는 과학관이 아닌 음악당 앞에 본보 취재팀을 내려줬다. 공원을 가로질러 과학관에 이르는 길은 느낌상 버스 정거장을 두세번 지나쳐야 할 거리였다.
   
▲ 과학관 1층 로비.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공원을 찾는 인파가 꽤 많았다. 라 빌레트 공원은 작은 마을이라는 의미의 ‘빌레트’가 지칭하는 것처럼, 하나의 마을처럼 보인다. 약 30㏊의 터에 들어앉은 음악대학, 무용학교, 산업과학박물관, 상점, 영화관, 공연장, 광장, 산책로, 정원 등은 가까이 있는 주택들과 함께 그야말로 작은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몇 분쯤 걷자 공원을 가로지르는 운하를 만났다. 직선으로 뻗은 운하 옆으로 수명을 다한 옛 건물들이 빨강색으로 칠해져 드문드문 세워져 있었다. 잔디와 푸른 물길, 붉은 포인트 건물들이 잘 어울렸다.

육교를 건너자 라 빌레트 과학관의 위용이 바로 눈 앞에 다가왔다. 최종목적지였다.

과학관은 외형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라 제오드’라는 별칭의 3D멀티플렉스관과 연결된 과학관은 전면이 유리로 덮혀 있었다. 건물 철구조물이 겉으로 드러났지만 해자(垓子)와 같은 물길에 둘러싸여 중세시대 철옹성과 같은 위용이 느껴졌다.

1층 대형 전시장은 ‘어린이들의 도시’였다.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과학원리를 이용한 각종 놀이기구 곳곳에 매달려있었다.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는 2층과 3층 공간은 기획전시가 열렸다. 우주관, 해양관, 환경관, 자동차관, 항공관, 에너
   
▲ 라 빌레트 과학관 1층 어린이 놀이터 및 체험장.
지관, 정보기술관, 소리관, 수학관, 화산관, 태양계관, 생명과 건강관, 의약관, 생물학관, 천체관 등으로 나눠져 있었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최소한 이틀 일정은 꼬박 전시장에서 보내야 했다. 대부분 전시물들은 체험형 전시인 핸즈온(hands-on), 하트온(hearts-on) 개념으로 흩어져 있었다. 때문에 아이들은 거대한 과학 놀이터같은 과학관에서 전시물들을 마음껏 만지면서 과학에 대한 편견없이 자연스럽게 접하는 것 같았다.

과학관 홍보담당 비올렌느 모로씨는 함께 라운딩을 하는 내내 “일정한 시간을 간격으로 전시내용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관람객의 재방문율이 높다”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또 “재관람 비율이 높다보니 과학관은 개인이나 가족, 일정별로 세분된 회원권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라 빌레트의 핵심전략

비올렌느 모로씨는 라 빌레트의 핵심전략에 대해 “재미있는 산업기술 체험에 더해 미래기술 변화에 부응하는 발빠른 기획전”이라고 했다. 또 “산업기술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보여주는 비판적 전시로 관람객, 특히 청소년들 개인의 미래지향적 사고와 판단을 중요시 여긴다”며 “공교육과 연계한 전시·운용 시스템”이라고 일러줬다.

교육 효과에 주목한 수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일년에 수회씩 이 곳을 방문한다. 2~3살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과 공간이 따로 운영되는 연령대를 세분하여 그에 어울리는 관심사와 눈높이로 일년 열두달 다양한 기획전을 새롭게 시작하고 다시 또 펼친다. 어린 아이가 자라나 10대를 벗어날 즈음이면 적어도 수십여 회 이상 이 곳을 방문한다는 결론이다. 실제로 라 빌레트 로비에는 영유아를 위한 그림 안내장부터 어린이, 청소년에게 적합하도록 난이도를 조정한 단계별 안내장이 가득 꽂혀있었다.

이 곳 아이들은 인생의 첫 단계에서부터 산업기술 친화 마인드를 형성해 나가는 것 같았다. 이들은 산업과학박물관을 통해 도시와 국가의 안정적 발전에 기여하는 창의적 사고와 과학기술의 양면성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있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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