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기 비즈니스컬처스쿨 ‘동양철학-유교사상과 리더십’
배병삼 영산대 교수

텅 빈 태풍의 눈에서
큰힘 파생 ‘힘의 역설’
공·맹자의 덕치와 일맥

“춘추전국시대는 500년에 걸친 폭풍의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무자비한 폭풍 속에서도 공자와 맹자는 힘에는 폭력만이 아니라 또 다른 ‘미스테리한 힘’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즉 사람의 몸과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 이를테면 매력 같은 것이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경상일보 제2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8강이 2일 오후 7시 울산시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는 배병삼 영산대 교수가 나와 ‘동양철학-유교사상과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 배병삼 영산대학교 교수가 2일 CK 아트홀에서 열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유교의 리더십과 관련해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배 교수는 이날 유교의 리더십과 관련, ‘덕으로써 정치를 함은 비유컨데 북극성이 그 자리에 있음에도 뭇 별들이 그를 향하는 것과 같다’ ‘정치란 가까운 곳 사람들은 기뻐하고, 먼 곳 사람들은 몰려드는 것이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을 풀이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게 된다’ 등의 논어와 시경의 문장을 인용했다.

배 교수는 “덕(德)은 빈 곳에서 발생하는 진공청소기의 구조나 텅 빈 태풍의 눈에서 큰 힘이 파생하는 형태의 ‘역설적인 힘’이다.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낮출수록 더 큰 힘이 발휘되는 이 ‘힘의 역설’을 이해할 때만 우리는 유교의 리더십을 이해할 수 있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역설적인 힘’은 오늘날의 기업경영에도 통용된다고 배 교수는 역설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으로부터 배우려 드는 ‘德’의 리더십은 평범한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바꾼 모범적 사례를 여럿 낳고 있다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현대의 기업경영연구자 짐 콜린스(J.Collins)가 기업인들을 연구한 대목에서 덕치(德治)의 묘사와 다를 바 없는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것이라고 배 교수는 말했다.

“평범한 기업의 리더들이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리더들은 자신들 이야기를 얼마나 삼가는지를 보고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그 것은 흔한 거짓 겸양이 아니었다. 그들을 묘사한 글들을 보면 ‘조용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조심스러운’ ‘수줍어하는’ ‘정중한’ ‘부드러운’ ‘나서기 싫어하는’ ‘말수가 적은’ 등의 단어나 표현이 계속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짐 콜린스의 이같은 표현은 폭력이 난무하는 춘추전국시대 때 공자·맹자의 덕치가 어떻게 ‘힘의 역설’을 가져왔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배병삼 교수는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고전의 향연> 등 다수의 저서를 냈으며, 한국 및 동양 고전과 현대와의 소통작업, 동양사상에 대한 정치학적 해석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