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하반기도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하나, 신한, 우리, KB 등 4대 금융지주와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사의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6조8천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7조9천541억원보다 14.6%(1조1천여억원)나 줄어든 수치다.
 현대건설 지분매각이익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3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던 외환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익이 5천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어닝 쇼크’라고 할 말한다.
 KB금융도 같은 기간 순익이 1조5천749억원에서 1조1천억원 수준으로 줄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 신한지주, 기업은행의 순이익 감소율 추정치도 각각 15~20%에 달한다.
 다만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부의 영업권’이 발생하면서 순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됐다. 부의 영업권은 다른 회사를 적정가보다 싸게 인수할 때 발생한다.
 3조원에 달했던 현대건설 지분매각이익과 같은 대규모 특별이익이 올해 상반기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 성적표가 그리 초라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더 큰 문제가 예상된다.
 가계 및 기업대출 부실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지난해 말 0.89%였던 대출 연체율은 올해 5월 말 1.37%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반기 세계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지면 연체율 상승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은행 순익이 심각하게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2~3일 하반기 조회사에서 한결같이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만 적정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하반기 전망이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낀다면 은행 순익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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