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출연료(작가료) 1억원.’
 배우와 작가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회당 출연료(작가료) 1억 원 안팎의 액수는 지금껏 배용준이나 송승헌 등 한류스타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국한된 특수한 사례라고만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종합편성채널의 출범과 함께 들썩이기 시작한 배우와 작가의 몸값은 종편 특수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우성은 올 초 JTBC가 개국특집으로 선보인 20부작 월화극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에서 회당 9천만-1억 원 안팎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수현 작가는 오는 10월 말 시작하는 JTBC 30부작 주말극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회당 6천만-7천만 원의 집필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를 비롯해 이들의 소속사나 관련 제작사는 11일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JTBC 관계자는 “우리는 제작사에 제작비를 지급할 뿐이지 개별 배우나 작가와의 계약 사항은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종편이 출범하면서 방송사 주도로 배우와 작가들에게 ‘종편 프리미엄’을 후하게 제시해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 지상파 방송사 고위 간부는 “정우성은 드라마 출연료에 더해 JTBC 개국과 연계된 홍보활동에도 참여하는 조건으로 회당 1억원 가까이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우성의 ‘빠담빠담…’ 출연료는 그의 전작 드라마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의 회당 출연료보다 배 가까이 뛴 금액이다.
 또 다른 방송사 드라마 국장은 “김수현 작가의 이번 JTBC 드라마 집필료가 회당 8천500만 원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라며 “하지만 소문이 대체로 부풀려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그보다 1천만-2천만 원가량 적은 금액이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언어의 마술사’로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작가의 몸값 인상을 이끌어온 김수현 작가는 지난해 말 막을 내린 ‘천일의 약속’에서 회당 5천만 원을 받았다. 이후 SBS와 회당 6천만 원에 100회 집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종편채널인 JTBC 드라마를 하면서 또다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것이다.
 한 대형 제작사 대표는 “사실 작가 원고료의 마지노선은 회당 5천만 원 선 정도로 인식돼왔고 그나마도 김수현 작가 말고는 그 근처에 갈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돼왔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김수현 작가가 6천만 원 선마저 깨더니 이번에는 그 이상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종편 프리미엄은 채시라, 김희애, 황정민, 김정은 등도 입었다.
 채시라는 JTBC 60부작 ‘인수대비’에서 회당 4천500만 원 가량을, 김희애는 JTBC 16부작 아내의 자격‘에서 회당 4천만 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지상파 드라마 출연료는 회당 2천만-3천만 원 사이다.
 항간에는 ’아내의 자격‘에서 김희애의 회당 출연료가 7천700만 원이라는 설까지 돌았지만 이에 대해 JTBC 측은 ”그게 절대 아니라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TV조선 ’한반도‘에 출연한 황정민과 김정은도 종편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분간 종편에서 배우와 작가의 몸값 상승은 JTBC가 이끌어갈 전망이다. TV조선과 채널A, MBN 등 다른 종편채널도 개국 초반에는 드라마에 힘을 실으며 스타급 배우와 작가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한반도‘를 필두로 야심 차게 선보인 작품들이 줄줄이 참패하면서 현재는 드라마 제작에 소극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종편만큼은 아니지만 지상파에서도 배우와 작가의 몸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배용준, 송승헌, 권상우 등 한류스타로서 업계 최고 대우 몸값을 받는 선두 주자들의 바통을 이어 최근에는 ’유령‘의 소지섭’, ‘천일의 약속’의 김래원 등이 회당 출연료 5천만 원을 넘어섰다.
 또 2010년에는 고현정이 ‘대물’로 회당 5천500만 원을 받아 여배우 중 처음으로 5천만 원 선을 돌파해 여배우의 몸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가 중에서는 ‘조강지처클럽’ ‘수상한 삼형제’의 문영남 작가가 최근 신생 제작사와 회당 5천만 원에 집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김수현 작가의 뒤를 잇고 있다.
 방송계는 이처럼 배우, 작가들의 몸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경제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자칫 드라마 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중견 제작사 이사는 “종편 개국과 함께 누구 한두 명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작가와 배우의 몸값이 상승했다. 다채널 시대가 되니 캐스팅 경쟁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문제는 한번 오른 몸값은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몸값도 유동적이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러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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