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극단적이며 일률적인 사고방식 안에서 좌충우돌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김정일의 처형 성혜랑(成蕙琅.67)씨가 23일 밝혔다.

 김정일 위원장의 본처 성혜림(成惠琳.66)씨의 언니인 성혜랑씨는 이날 유럽의한 도시에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재지를 공개하지 말아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성씨는 서방 언론들이 김정일 위원장을 위험한 미치광이로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약 당신들이 그에 대해 악의 편이라는 한 측면만 기술한다면 나머지 절반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혜림씨는 북한의 영화배우 출신으로 지난 1970년대 김정일 위원장과 사귀다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31)을 낳았으나 김일성 주석에게는 이를 비밀에 부쳤다.

 김일성 주석은 아들보다 나이가 여섯살이나 많고 결혼 경력이 있는 성혜림씨를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며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부친이 숨진 1994년까지 성혜림과의 관계나 아들이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성혜랑씨는 지난 1976년 김정남을 키워달라는 부탁을 받고 김정일 위원장의 비밀 저택에 입주했으며 신분이 공개될 것을 우려해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김정남이 친구로 사귈 수 있도록 자신의 아들과 딸도 함께 데리고 갔다.

 성씨는 “김정일 위원장은 아주 붙임성이 있으며 자신이 원하면 사람들을 아주 편안하게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나운 성격도 자주 보여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정남이가 허락도 없이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을 알고 식량배급을 중단한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2개월 후에 자기가 식량배급을 중단한 사실도 잊어먹고 왜 식량배급 요청을 하지 않느냐고 꾸짖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은 특히 배반을 당하거나 속았다는 느낌을 받으면 아주 위험하게 변한다”고 전하고 “그는 거짓말쟁이를 정말 미워하며 거짓말보다 그를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6년 아들 이한영씨가 북한을 떠난 뒤 유럽으로 망명한 성혜랑씨는 “망명한 이유는 아들과 가까이 있기 위해서였다”면서 “그러나 망명 다음 해인 1997년 한영이가 서울에서 총에 맞아 피살됐다”고 말했다.

 이제 60대 후반으로 접어든 성씨는 “동생 혜림이와 사랑하는 조카 정남이를 두고 떠난 것을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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