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울주군 삼동면 출강 연안 차씨(延安 車氏)

대암댐으로 물줄기를 내려보내는 울주군 삼동면 출강리. 좀더 골짜기 길을 따라 들어가며 지량과 보은, 조일리로 이어진다. 골의 초입에 있는 게 출강이다. 7번 국도를 따라 부산으로 가다 대복에서 오른쪽 대암댐으로 꺾어 작동을 지나 삼거리에서 삼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출강천 왼쪽에 하출강이 자리하고 있어 금방 찾을 수 있다.

 대암댐을 앞에 두고 골 입구에 버티고 선 마을모습은 보슬비라도 올라치면 한 폭의 수채화다. 군데 군데 그리 많지 않은 집들이 푸른 나무들에 가려 빼꼼히 지붕만 내놓고 손님을 맞는다. 그 가운데 새로 슬라브로 단장을 한 집이 출강리 113번지. 조선 숙종 중엽에 용양위 부호군(龍"" 副護軍)을 지낸 차여로(車汝魯) 할아버지가 1700년대 처음 청량에서 이 곳으로 옮겨와 잡은 집터이다. 여로 할아버지가 이 곳 출강의 연안 차씨(延安 車氏) 입향조(入鄕祖)로 이곳이 차무일(車無一)할아버지를 시조로 하는 연안 차씨(延安 車氏) 가운데 강렬공파(剛烈公派) 출강 집성촌의 시발점이다. 여로 할아버지가 처음 터를 잡은 출강리 113번지에는 할아버지의 9대 손부인 曺원이(82·택호 둥글댁) 할머니가 아들 재용씨와 함게 집을 지키고 있어 300여년간 변함없이 대를 이어오고 있다. 종택 조금 위쪽인 122번지가 여로 할아버지를 모신 재실인 청강재(淸崗齋)다. 연안 차씨들은 하출강을 시작으로 중출강마을 등으로 넓혀 갔다.

 입향조의 종손부 조원이 할머니는 "연안 차씨가 출강에 처음으로 자리를 잡았기에 출강의 산신령"이라며 "연안 차씨가 이곳에 정착한 뒤 50여년 뒤 달성 서씨(達城 徐氏) 등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문회 총무를 맞고 있는 상일씨는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40여 가구가 모여살며 집성을 이뤘으나 이제는 10여집만 친척이다. 그러나 음력 10월 둘째 주 묘제때면 이곳에서 멀리 나가 있는 친척들도 모두 모여 옛날을 떠올리곤 한다"고 말했다.

 종손부는 묘제때 입향조를 중심으로 모시는 신위만 80여위로 오전 10시에 시작한 제사가 끝날 쯤이면 오후 3시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안 차씨가 울산에 처음 정착한 곳은 청량면 신전마을로 여로 할아버지에게는 조부가 되는 복(輻) 할아버지가 울산의 입향조이다. 회야댐의 건설로 신전마을의 친척들은 외지로 흩어지고 복 할아버지를 모신 재실인 금천재(金川齋)는 댐 윗쪽에 새로이 마련해 음력 10월 첫째 주에 묘제를 지낸다. 통천에는 서원인 자암서원(紫巖書院)이 남아있다.

 상일씨는 조선 숙종 당시 당파싸움이 치열한 때 였음을 감안할 때 당파싸움을 피해 이곳으로 들어와 정착한 것 같다고 출강 입향내력을 전했다.

 이곳 출강은 오랜동안 출강천을 따라 늘어선 좌우의 논을 이용해 논농사와 메밀 등 밭농사를 지었으나 그나마 물걱정을 던 것은 울산이 시로 승격된 뒤인 1964년 당시 울산시장인 신선열씨의 도움으로 산영곡저수지를 막고부터였다. 논농사의 비중을 줄이고 특용작물로 소출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74년 표고버섯 시범단지가 조성돼 한 10년간 시범단지에서 일한 마을 주민들이 자연스레 경험을 얻어 독자적으로 표고버섯을 재배하면서부터였다. 상일씨는 시범단지시절에는 표고버섯이 너무 비싸 마을사람들은 재배만 했지 맛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금의 출강은 사슴농장이 7군데나 있다. 이 사슴농장들은 10년전 외지인이 엘크 등 사슴들을 키우다 마을 주민들에게 분양하면서 점차 한 집 두 집 늘어나 이제는 7군데로 늘어났다.

 연안차씨종친회 중앙본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열씨는 여로 할아버지의 7대 손으로 공병 준장으로 예편해 현대건설 전무를 지냈다. 동열씨의 동생 동석씨도 형에 이어 육사에 진학, 중령으로 예편한 뒤 건설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을 지낸 정환씨도 이 곳이 고향이며 교육공무원을 지내다 정년퇴임해 지금은 부산에 살고 있는 용락씨도 출강의 연안 차씨 출신이다.

 개인택시를 하면서 문중회 회장에다 마을 이장도 맡아 마을 대소사를 돌보고 있는 문환씨와 삼동면장을 맡고 있는 문환씨, 그리고 울산구치소 앞에서 오리고기 음식점을 하고 있는 문환씨 등 이름이 똑같은 이들 동명3인도 모두 출강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 총무 상일씨와 사촌인 재원씨는 현재 국제신문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 삼성의료원에 근무하는 의학박사 동석씨와 교통전문가로 영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한 동득씨도 여로 할아버지를 함께 모시는 후손들이다. 서찬수기자 sgij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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