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제공해야
(29) 복지체감도 높이기- ⑤ 울산의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울산 올해 기관 73곳서 13개 프로그램 운영 6500명 참가
복지부가 제시하는 선택형·지자체 주도 개발형으로 나눠
폭넓은 지원과 전문·체계적인 운영으로 사업 95%가 마감
규모는 39억원으로 전국 꼴찌 수준…제공기관 참여 절실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맞춤형 복지’다.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발굴하고, 주민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원대상의 폭도 넓다. 기존의 사업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위주였다면, 지역사회서비스 사업은 전국 가구 평균소득 100% 이하(4인 가족 기준 월평균 소득 438만7000원)가구가 대상이다.

기존의 사업이 취약계층에 대한 기초적 서비스에 머물러 있었다면, 지역사회서비스 사업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대상자가 명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도 역량을 갖춘 전문기관이다.

▲ 울산대학교 아이퓨처는 지난 7월 만 0~3세 아동들에게 수개념을 이해하고 운동능력을 촉진시키는 활동을 진행했다.

◇울산 6500명 참여…

지자체에서 프로그램 발굴하기도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지역사회서비스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은 한 달에 6500여명. 73개 기관에서 1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관은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사)한국과학기술협회, 울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 울산아동발달센터, (사)한국CAC무용연합회 등(표 참조)이다.

지역사회서비스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지역선택형과 지역개발형이다.

지역선택형은 보건복지부가 발굴·제시하고 지자체가 선택하는 사업이다. 전국적으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동인지능력 향상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된다.


아동인지능력 향상서비스는 만2세~만6세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독서도우미가 주1회 파견돼 책을 읽어주는 사업이다. 영유아 발달 초기부터 아동과 부모에게 독서지도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역개발형은 좀 더 특별하다. 주민수요 등을 감안해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기획하는 사업이다. 울산에서는 남구와 북구, 울주군에서 개발한 구·군개발과 울산시에서 개발한 사업이 있다.

울주군의 ‘울주아동명품과학교실’과 ‘울주아동 영어홈스쿨’은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명품과학교실은 울주군 지역 초등학교 1학년~6학년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항공우주와 생명과학, 로봇교실 등을 운영하며, 각종 만들기와 경시대회 참가도 독려하고 있다. 한 달에 4번, 1회 2시간의 수업료는 2만원. 총 20만원의 가격 중 18만원을 국비, 시비, 군비로 지원하고 있다.

영어홈스쿨은 결혼이주여성의 일자리도 창출하면서 저소득가정의 사교육비도 절감하고 있다. 영어강사로 나선 결혼이민자여성은 대상자가구에 한 달에 8번 영어회화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 울산대학교 아이퓨처(대표 박혜원)의 ‘영유아발달지원서비스’가 신규사업으로 선정(인터뷰 참조)됐다. 200여명이 넘는 울산지역 영유아가 발달기초영역과 언어발달영역, 초기인지영역, 정서·사회성영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울산, 전국에서 꼴찌수준…

사업에 대한 제공기관의 관심 필요

지역사회서비스 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전국 16개 시·도에서 일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올해 사업규모를 비교해보면 경기가 264억여원, 서울 192억여원, 전남 157억여원 등 예산이 책정돼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울산은 16개 시·도에서 가장 낮은 39억여원(국고보조금 28억여원, 순지방비 11억여원)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른 시·도에 비해서 지역사회서비스 사업 활성화가 낮은 편”이라며 “사업 구색과 제공기관 역량, 수요자 관심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업으로 지난 2009년 28만명(820억원), 2010년 31만명(1100억원), 2011년 35만명(1353억원)이 수혜를 받은 것으로 집계했다.

사업신청은 보통 2월에 이뤄진다. 각 사업별로 추가모집 개념의 신청을 받는 곳도 있다. 울산시는 현재 95%의 사업이 마감됐다고 밝혔다.

서비스대상자는 소득조사 등을 통해 선발된 뒤, 바우처카드를 발급받는다. 원하는 서비스 제공기관을 선택해 바우처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2013년에도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관심 있는 지역 주민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영유아발달지원’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 기여

인터뷰 / 울산대학교 ‘아이퓨처’ 대표 박혜원 교수
지역 영유아 230명에 주2회 1시간씩
인지능력.잠재력 발달 프로그램 진행

‘아이퓨처’의 대표로 있는 박혜원 울산대학교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Heckman에 따르면 3세의 1불 투자는 12세 이후의 투자보다 50%이상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 울산대학교 ‘아이퓨처’ 박혜원 교수는 인터뷰에서 “영유아발달지원은 미래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뇌의 90%가 형성되는 영유아기에 기본적인 감정표현과 가족·사회적 활동 촉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집중력 향상, 감각운동에 기초한 인지능력을 발달시켜 미래인재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박 교수가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 중 하나다.

아이퓨처는 지난 6월 울산시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신규사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0년부터 울산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영유아 온라인 검사와 영유아 잠재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온 아이퓨처는 7월1일부터 울산지역 230여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주 2회, 1시간씩 ‘영유아발달지원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소득과 관계없이 발달이 우려되거나 불균형적인 발달 등 잠재력 계발에 지원이 필요한 아동의 경우, 모두 영유아발달지원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싶다”며 “영유아발달지원은 미래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가장 경제적이며 확실한 미래투자”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서비스지만, 도시근로자 평균임금 이하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또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같은 전문적인 기관의 참여로 대상자들은 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박 교수는 “영유아의 발달 지원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중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통해 1년을 단위로 프로그램을 짜고 더 나아가 1회에 한해 연장지원을 받는 것으로 개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소 2회 1년까지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끝으로 영유아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이라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부모교육에 관련된 책자를 발간해 가정에서 아동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한다”며 “교사들에게도 교사교육을 지원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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