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정보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 신문, 잡지, 텔레비전, 인터넷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매체가 많아서 아는 것이 너무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다. 특히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전문가의 의견을 쉽게 바로 그 자리에서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좋지않은 정보도 양질의 정보인양 포장만하면 불특정 다수를 속일 수도 있다.

 필자가 전공으로 하고있는 불임 분야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비해 똑똑한 사람이 많아져서 환자들을 대하기가 무척이나 수월해 졌다. 예전에는 환자들이 아는게 없으니까 일방적으로 병에 대한 정보를 주어야하고 일일이 설명을 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설명해도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병원오기전에 불임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스스로 공부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설명을 하고 치료를 하면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높다. 어찌보면 제대로된 정보만 접하게 되면 의사 노릇하기도 참 수월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접하는 정보의 양이 많다고해서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 또한 방대해 지고 깊어지다 보니 의사도 공부해야 할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의과대학을 졸업하면 의사자격증을 취득하고 곧바로 개업을 할 수가 있었다. 또 의사가 드물어서 한 의사가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등 여러과의 환자들을 다 보고 했지만 지금은 전문과목별로 전문의가 따로 있고, 산부인과의 경우만해도 전문의를 취득했다고 해도 산과전문, 부인과 수술전문, 불임전문, 종양전문 등 세부적인 전공이 따로 있을 정도로 세분화 되어 있다. 특히 불임분야만해도 전문의를 취득한 후에 따로 수년간 불임분야에서 공부해야만 제대로된 불임 진료를 할 수가 있다.

 이렇듯 오랫동안, 깊이 공부해야 전문가가되고 참된 정보를 접할 수가 있지만, 환자들이 접하는 정보는 국한되고 잘못된 정보라도 분별력이 없으므로 사실인양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믿어버리면 환자 자신에게도 손해이지만 의사도 환자와의 관계 형성이 쉽지 않다. 이를테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한후 의학적 판단하에 이런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환자는 "내가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이렇게 한다더라"등의 말을 하며 검사나 치료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 인터넷에서 접한 정보만 무조건적으로 믿으려는 경향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많지 않고 또한 설명을 다시 잘 하면 이해하고 의사의 치료에 따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작 문제는 병원에 오지 않고 집에서 혼자 인터넷 여기 저기 뒤지다가 혼자 진단내리고 혼자 치료하고 하는 경우다. 병원에 오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의사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혼자서 방대한 정보를 접하다보면 자칫 위험하다. 어떤 경우는 가벼운 질병을 가지고도 "내 증세가 암과 같다. 또는 심각한 병에 걸려서 치료를 할 수가 없다"라고 진단을 내리고는 미리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이 얼마나 심각한가?

 불임환자도 마찬가지인데 간단한 치료로 임신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임 검사와 치료에는 돈이 많이 들고, 나는 임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병원에 와 보지도 않은체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 살면서 우리는 어떤 정보를 가려 보아야 하는가? 가벼운 정보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얻지만 전문 분야는 전문가의 몫으로 남겨 놓는 것이 이로운 일이다. 섣부른 정보와 지식으로 손해를 보지말고 정보를 수집한 후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정보를 정보답게 이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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