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제도권에서 벗어난 다문화가정-① 결혼이주여성 취업지원 활성화돼야
A씨는 “주변의 결혼이주여성 중 일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식당의 주방보조나 청소,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해서 아이들도 잘 돌보지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A씨는 점점 더 늘어나는 양육비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A씨는 “다섯살 난 첫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학원비 등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며 “결혼이주여성들의 급여도 100만원 안팎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국 결혼이주여성 90% 취업 희망
울산은 취업률 26%…전국 최하위
남편만 취업한 비율은 70%에 달해
시 ‘인턴제·영어강사 과정’
북·동구 ‘아이돌보미·카페’등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 진행
◇울산 결혼이주여성 취업률 낮아
울산지역 20~44세 결혼이주여성 취업률은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지난 2월 경제사회브리프 5호에서 서울지역 결혼이주여성의 취업률은 39.3%로 가장 높았고, 울산은 26.4%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취업률도 낮았지만, 취업의 질도 좋지 못했다. 다른 시·도보다 임시직과 서비스 종사자가 많다는 뜻이다.
취업자 가운데 약 3분의 1인 32.4%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는 서울과 제주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울산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취업하지 않고 남편만 취업한 비율이 66.5%였다. 전국 평균인 58.4%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울산발전연구원 김상우 부연구위원은 “울산지역은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뿐만 아니라 월평균 가구소득도 높은 편”이라며 “남편의 수입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혼이주여성의 상당수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라도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결혼이민자의 취업 및 직업훈련 실태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전국 86.2%의 여성 결혼이민자가 향후 취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성의 72.0%보다 높은 수치다. 직업훈련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답변도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전체 11만4801명의 결혼이주여성 중 74.9%가 직업훈련에 참여할 의향을 보였다. 남성은 전체의 49.8%만이 직업훈련에 참여하고 싶어 했다.
결혼이민자들의 근로현황을 살펴보면,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3.21시간으로 40시간 이상 68.4%, 30~39시간 6.2%, 20~29시간 5.4%를 보였다. 월평균 근로소득은 108.92만원으로 나타났다. 소득구간별로는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 45.7%,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31.6%였다. 여성의 월평균 소득은 98.68만원으로 남성(175.89만원)보다 적었다.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결혼이주여성들은 ‘자녀양육’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자녀양육 49.1%, 한국말 서툼 13.0%, 적성에 맞는 일자리 없음 9.6% 순으로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은 결혼이민자를 위한 정책제언으로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접근성 제고와 홍보활동을 포함해 다양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역별, 국적별, 성별, 체류기간별 요구가 반영돼 맞춤형 정책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어학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 결혼이주여성 취업지원 다양
울산에서는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지자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결혼이주여성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는 6일 ‘결혼이민여성 인턴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혼이주여성를 고용한 기업체에 1인당 50만원씩 총 6개월 동안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은 총 4500만원이며, 배정인원은 15명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배정된 인원 15명 중 12명이 중소기업체에 취업을 해 인턴제 혜택을 받았다”며 “자동차 부품관련 생산업체 등 울산의 특성에 맞는 곳에 취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무료로 직업훈련도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는 원어민 영어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15~18명의 결혼이주여성의 취업을 돕고 있다. 이들의 취업률은 90% 이상이다.
북구청에서는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중에서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취업지원 사업도 따로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3~6월까지 4개월 동안 3명의 결혼이주여성이 다문화여성 외국어교사와 복지관 다문화가정 아이돌보미 등으로 취업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결혼이주여성의 자립을 지원하고 취업활동을 돕기 위해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며 “하반기에도 결혼이주여성의 취업을 돕는 등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구 꽃바위문화관의 커피누리와 북구청의 다드림 카페는 결혼이주여성에게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각각 동구다문화복지센터와 다드림사업단에서 위탁운영을 맡고 있으며, 결혼이주여성을 고용해 경제적 자립능력과 한국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고 있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